한국, 자블라니 갖고 놀더라
로이터 "볼 완벽적응… 장시간 세트피스 훈련 큰효과"
'자블라니를 탓하는 이들이여, 한국을 보라.'
한국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로 세계를 놀라게 한 가운데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에 대한 완벽한 적응이 쾌거의 밑거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3일(한국시간) '새 공인구에 대한 한국의 숙달이 16강 진출의 원동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자블라니로 실시한 장시간의 세트 피스 훈련이 큰 효과를 봤다"고 보도했다.
자블라니가 첨단 기술의 집약이라는 제조사 아디다스 측의 자랑과, 현장에서 들려 오는 불만의 목소리는 평행선을 달려 왔다. 마구(魔球), 배구공 등의 별명이 붙을 만큼 선수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 공의 궤적 예측이 어렵고 감아차기가 제대로 안 되는 데다 낙하 지점도 헤아리기 힘들다는 것. 스페인의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는 온두라스전서 결정적 골 찬스를 번번이 놓친 뒤 자블라니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은 나이지리아전 두 차례 프리킥에서 골을 성공시키며 '자블라니의 저주'를 보기 좋게 비웃었다.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프리킥 연습에 집중해 왔다. 박주영은 프리킥 연습을 가장 많이 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또 "다른 공을 차듯 자블라니를 세게 차면 80, 90%는 공중으로 치솟는다. 그래서 우리는 강하게 차는 대신 가볍고 정확하게 차는 데 집중했다. 우리는 자블라니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달리 나이지리아는 22차례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승점 1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스포츠한국
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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