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가 '대장금'이 되지 못하는 이유?

[뉴스엔 배선영 기자]이병훈PD는 사극 '허준'과 '대장금' '이산'이라는 히트작을 배출한 스타 PD다. 손만 댔다 하면 히트작이 나오니 사극계의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릴 만한 거장이다. 현재 방송 중인 MBC 월화드라마 '동이' 역시 월화극 중 시청률 정상자리를 차지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이 곧 드라마의 질을 담보하는 것일까. '동이'는 높은 인기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동이' 시청자 게시판은 과거 인기사극들의 사례와는 다르게 비판글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욱 높다. '동이'의 여러 허점을 분석해봤을 때, 이같은 비판은 이병훈PD의 첫 포부와 다르게 '동이'가 기존 히트작의 인기요인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동이'는 주인공 동이(한효주 분)의 성장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주인공이 신분의 한계를 넘고, 각종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총기와 용기를 잃지 않고 최고 자리에 오른다는 기본 설정은 이병훈PD의 히트 사극 '대장금'을 떠올리게 한다. 이에 이병훈PD 스스로가 "새롭지 않으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머리를 짓누른다"고 털어놓았듯, '동이'는 시작부터 '달라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개만을 놓고 보았을 때, '동이'는 그런 강박관념마저 가볍게 놓아버리고 인기 사극의 반복이라는 안정된 길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이에 결국 '대장금'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금의 1등에 안주하는 길을 택한 격이다.
먼저 '대장금'은 수랏간을 통해 궁궐음식을 재조명하고 의녀가 된 장금이를 통해 의술을 깊이 있기 다루며 시청자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그러나 '동이'는 애초에 다루겠다는 장악원과 조선의 음악을 내팽겨 친 것에 모자라 지난 26회 방송에서는 안족없는 가야금을 등장시켜 실소를 자아냈다. 안족은 가야금의 줄을 탱탱하게 잡아당겨 손가락으로 튕기거나 뜯었을 때 소리가 나게끔 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야금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도 없이 시청자들을 농락했다.
또 주인공이 권력자들의 음모 속에 위기에 빠지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조력자가 등장한다는 '대장금'의 기본 설정을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적용했다. 이마저도 느린 전개로 긴장감을 잃고 말았다. 초반'대장금'의 묘미였던 장금(이영애 분)-금영(홍리나 분)의 라이벌 구도가 동이에서 살지 못했다. 대등했던 '대장금'의 라이벌 구도는, 동이-장희빈의 수직적 라이벌 구도로 옮겨지며 팽팽한 긴장감을 잃고 평범한 궁궐암투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외에도 이병훈PD가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캐릭터 역시 그 매력이 백분 살지 못해 비판을 듣고 있다. 이병훈PD는 질투보다는 왕과 국사를 논할 정도로 똑똑한 희빈 장씨(이소연 분), 카리스마가 넘치기에 깨방정 조차 여유롭고 위풍당당한 숙종(지진희 분) 등이 기존 사극 판도를 깨는 캐릭터가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희빈은 기존 장희빈들과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숙종은 정치에는 도통 무관심하고 궁궐 밖을 나가는 데만 혈안이 됐다.
배선영 sypova@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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