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수능 연계' 윤곽 보였다

김재천 | EBS 교육뉴스부 기자 2010. 6. 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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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0일 실시된

2011학년도 대입 수능 6월 모의평가를 통해 올해 대입 수능시험 EBS 연계율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왔다. 연계율은 50%.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본 수능에서 70%를 연계하기에 앞서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각각 50%, 70% 수준에서 연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 연계율 50%는 어떤 수준으로 출제되었을까. 본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6월 모의평가와 EBS 연계율을 속속들이 뜯어보았다.

ⓒ시사저널 이종현

평가원이 밝힌 연계 유형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영역이나 과목별로 특성에 따라 개념이나 원리를 활용하는 방법, 지문·자료·문제 상황 등을 활용하는 방법, 핵심 제재나 논지를 활용하는 방법, 문항을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방법, 단순 개념을 묻는 문항들을 융합하는 방법 등이다. 평가원은 연계한 문항의 난이도를 다양하게 조정해 수험생들의 실력을 변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단, EBS 교재가 발간되지 않은 직업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연계 출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평가원이 밝힌 다섯 가지 연계 유형은 영역별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었다. 각 영역의 특성에 따라 연계하는 방식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비교적 직·간접 연계가 쉬운 언어 영역의 경우, 지문을 활용하거나 논지나 자료를 활용하는 유형, 아이디어나 개념 원리를 활용하는 유형이 비교적 비슷한 수준으로 반영되었다. 반면, 수리나 외국어 영역에서는 EBS 교재에 나온 문항을 축소하거나 확대·변형하는 문제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평가원은 유형별 연계율 자체에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역별 특성을 감안해 연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험생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이다.

언어 영역은 수험생들이 EBS 연계를 가장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연계가 철저히 이루어졌다는 얘기이다. 모의평가 11번의 경우 '인터넷 수능 쓰기 & 어휘·어법' 1백23쪽 3번 문항의 개념과 원리를 그대로 활용했다. 사동과 피동이라는 개념을 활용했지만 예시문 형식이 사실상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기도 했다. 모의평가 48번은 지문이나 자료를 활용하는 유형이었다. 인터넷 수능 특강 1백68~1백70쪽에 나온 작자 미상의 < 낙성비룡 > 이라는 지문을 활용해 문제를 출제했다. 언어 영역에서는 지문을 읽어본 경험이 있는지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험생들로서는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모의평가 13번과 14번은 논지를 활용해 출제된 경우이다. '추론'이라는 논지를 다룬 지문으로, '인터넷 수능 비문학' 1백74~1백75쪽 지문에서 다룬 내용과 거의 같다. 이 밖에도 EBS 교재인 < 인터넷 수능 > 에서 김춘수의 < 강우 > , 사설시조, 허전의 < 고공가 > 가 지문으로 출제되었고, < 수능 특강 > 에서도 임철우의 < 눈이 오면 > 등이 출제되었다.

수리 영역에서는 그 특성상 EBS 교재의 문제를 축소·확대해 변형한 문제가 다수 나왔다. 전체적으로는 '가'형 연계율이 52%로 '나'형(50%)보다 조금 높았다. 단원별로 골고루 연계 출제되었고, 숫자나 부호만 바뀌어 출제된 문제도 적지 않았다. 수리 '가'형 7번 문항의 경우 < 인터넷 수능 > 에 거의 똑같은 그래프와 문제가 나와 있다. 14번은 '수능 특강'에 나온 그림을 그대로 제시했다. 수리 '나'형에서는 연계 정도를 더 체감할 수 있었다. EBS 교재에서 숫자와 문자를 바꾸고 조금씩만 변형시킨 거의 유사한 문제가 8~9문항에 달했다. < 인터넷 수능 > 에서 숫자만 바꿔 출제한 실제 모의평가 14번이나 11번이 대표적 사례이다.

"출제 기본 방향과 출발점이 EBS 교재"

외국어 영역에서는 유형 변형 문항이 다소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언어 영역처럼 같은 지문을 활용한 문항도 적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EBS 교재에 나온 것과 같은 지문을 제시하고 문제만 살짝 바꾸거나, 지문을 재편집해 출제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도표 문제에서는 동일한 그래프를 주고, 문제 설명만 바꿔 출제하기도 했다. 결국,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을 적극적으로 재가공해 문제를 출제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의평가 20번은 < 영어 독해연습 Ⅱ > 87쪽에 나온 미니 테스트 8번 문항과 지문은 똑같지만 물어보는 것만 다르다. EBS 교재에서는 빈칸 채우기 문제였지만, 모의평가에서는 어법 문제로 바꾸어 출제한 것이다.

탐구 영역에서도 연계율은 높게 나타났다. 과목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모두 50% 이상의 연계율을 보였다. 과목별로는 윤리와 법과 사회, 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물Ⅰ·Ⅱ, 지구과학Ⅱ에서 55%의 연계율을 기록했다. 사회탐구 윤리 3번은 < 수능 특강 > 55쪽 8번 문항을 이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한국지리 17번은 < 수능 특강 > 1백9쪽 3번 문항의 그래프의 원리를 그대로 활용해 출제했다. 사회문화 17번도 < 수능 특강 > 53쪽 4번 문항에서 다룬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재활용한 것이다. 이 밖에도 세계지리에서 선택지를 그대로 출제한 경우(16번, 20번)나, 지도와 제시문을 그대로 인용한 경우(1번, 13번, 15번, 19번)도 수험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연계 문항으로 꼽을 수 있다. 과학탐구에서는 실험이나 도표, 그림 등에서 뚜렷한 연계를 보였다. 물리Ⅰ 12번이나 화학Ⅰ 15번, 지구과학Ⅰ 15번, 생물Ⅱ 5번은 각각 < 수능 특강 > 교재에서 다룬 그림이나 실험 장면을 그대로 차용해 출제했다. 이 밖에도 문제의 조건을 똑같이 제시하거나, 선택지 문항을 똑같이 사용한 경우, 두 가지 문제를 합쳐서 다시 출제한 경우 등 연계 방식은 과목별로 다양하게 적용되었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점이 생긴다. 'EBS 교재에 나온 주요 문제들은 다른 참고서에서도 다루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연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는 물음이다. 이는 연계율에 대한 회의론이나 무용론을 거론하는 논리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에 대해 차이점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김원장은 "과거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예전에는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다 출제한 뒤에 EBS 교재를 참고해 연계 정도를 조정했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EBS 교재를 펴놓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 출제의 기본 방향과 출발점이 EBS 교재였다는 얘기이다.

교재 욕심 버리고 개념 이해에 충실해야

실제 이번 모의평가 문제를 분석한 교사들도 예상외로 연계 정도가 깊이 이루어진 데 대해 상당히 놀라워하는 분위기이다. 이런 식으로 70%가 출제된다면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도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서울 인창고 임병욱 선생님은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모의평가는) 변형된 문제들이기 때문에 배운 것을 그대로 암기해서 풀어야 하는 경우는 없었다. 적어도 생각을 한 번씩 해야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에 사교육이 아무래도 많이 위축될 것 같다. 기존에는 70% 말만 했지 연계율이 높지 않았다. 이번에 문제를 보니 굉장히 (EBS 교재와) 접근해 있고, 신뢰도 면에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것 같다." 서울 잠실여고 김인봉 선생님도 "과거에는 EBS 연계를 했다고 하더라도 지문 정도 따온 정도였는데, 이번 평가를 보면 지문 따온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문제의 틀과 답지까지 그대로 차용한 것들이 많았다. 과거와는 달리 수험생들이 연계 정도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시험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연계율의 의미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이번 모의평가를 통해 드러난 연계율로 수험생들에게는 하나의 나침반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식으로 연계되고, 어느 정도로 연계되었다는 명확한 사례를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런 연계율에 잘 대비해서 본 수능을 잘 치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계율을 통해 드러난 유형을 철저히 분석해 내 것으로 만들고, 앞으로 EBS 교재와 강의를 적극 활용하는 대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EBS 교재나 강의를 활용할 때 딱 두 가지만 놓치지 말라고 당부한다. 하나는 개념에 대한 철저한 이해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연계 출제된 문제들의 공통점은 기본 개념을 중시한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EBS 교재나 강의로 공부를 하고, 연계 출제된 사실을 알았음에도 그 문제를 틀렸다면, 정작 그 문제에서 활용하고 있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EBS 교재에서 나온다고 하니까 그냥 시간에 쫓겨 문제만 풀고 끝났다는 뜻이다. EBS 파견 교사인 심주석 선생님은 "이번 모의평가를 통해 하나의 시사점을 알 수 있다. 바로 기본에 충실한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개념의 힘이 쌓였을 때 어떤 식의 숫자 변형이나 문항에 변형이 있더라도 그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저것 다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남은 기간 동안 영역·과목별로 중요한 기본 개념만 정확하게 이해하는 훈련을 철저히 하는 것이 효율적인 수능 대비책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EBS 교재나 강의에 대한 욕심부터 버리라는 것이다. EBS 교재에서 출제된다고 해서 모든 교재를 다 보려고 의욕만 앞세울 필요가 없다는 조언이다. 중복되는 내용도 적지 않고, 물리적인 시간도 적은 만큼 하나를 보더라도 자신의 수준에 맞는 것을 골라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BS 대표 강사인 차석찬 선생님은 이와 관련해 "어떤 기본 개념이 부족하고, 어떤 심화 개념이 부족한지 스스로 분석해 영역별로 그에 맞는 강좌나 교재를 찾아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다"라고 충고했다.

올 수능까지 남은 기간은 1백50여 일. 지금이 수험생들에게는 지치고 피가 마르는 시간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모든 수험생에게 소중한 '나침반'이 하나씩 주어졌다. 6월 모의평가를 통해 드러난 EBS 연계율이라는 나침반이다. 이를 잘 활용해서 모든 수험생이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천 | EBS 교육뉴스부 기자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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