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서울]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
【서울=뉴시스】특별취재반 추인영 박성환 기자 = 6·2 지방선거 투표가 진행되던 중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배부자가 하얀색 서울시장 투표용지에 '오세훈'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씨(38)는 2일 서울 구로구 개봉1동 제4투표소에 투표를 하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투표용지 배부자 B씨(50)로부터 '오세훈' 후보란에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받은 것.
A씨는 "왜 기표가 돼 있냐"며 "나는 이 사람 안 찍는다. 다시 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그냥 해라. 상관없다"라고 대꾸하면서 이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지역구에 거주하는 B씨는 자신이 투표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투표용지 6장을 받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나왔다가 유권자들이 몰리자 얼떨결에 A씨에게 자신이 기표한 표를 배부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혹시 (잘못된 투표용지가) 투표함에 그냥 들어갈 수도 있겠다 싶어서 투표용지에 화이트로 표시를 하려고 했는데 투표관리관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제지했다"며 "혹시 몰라 선관위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과 함께 오기로 한 구로구 선관위 관계자가 개표 문제로 바쁘다는 이유로 다른 관계자를 보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A씨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B씨가 두 번째 투표에서 2장을 더 받은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그 자리에서 바로 멈췄어야 했는데 (그러면) 혼날까봐 전전긍긍하다가 일이 커질까봐 무서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순발력 있게 상황에 대처했어야 하는데 눈물을 흘리더라"며 "나이도 50세이고 고의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로구 선관위 관계자는 잘못 기표된 투표용지 처리와 관련, "일단 투표함에 따로 봉투에 담아 넣어서 우신고등학교(개표소)로 보내고 여기서 무효표 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차후에 조사를 더 해 고의성이 있었는지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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