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페셜> ④│이선균 "단막극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

원성윤 입력 2010. 5. 31. 14:01 수정 2010. 5. 31. 15: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선균은 단막극을 통해 내공을 탄탄히 다진 배우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MBC < 베스트극장 > '태릉 선수촌'의 수영선수 이동경처럼, KBS < 드라마시티 > '연애'에서의 고시생 진구처럼, 그는 단막극에서부터 착실하게 연기를 배워나갔다. 이선균이 MBC < 커피프린스 1호점 > , < 하얀거탑 > , SBS < 달콤한 나의 도시 > 등의 작품에서 인정 받으며 MBC < 파스타 > , 영화 < 파주 > 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단막극에서부터 한 단계씩 밟아온 그의 연기 인생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단막극을 통해 지금 위치에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하는 이선균. 지난 16일, KBS < 드라마스페셜 > '조금 야한 우리 연애' 촬영지인 강원도 속초에서 이선균을 만나 단막극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0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 욕심을 낼 수도 있었을 텐데, 단막극을 택한 이유는.이선균: 단막극이 꼭 부활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을 많이 했다. 방송 3사에서 단막극이 사라진지 2~3년이 됐다. 안타깝다. 신인 배우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작가나 연출 입장에서도 단막극을 통해 성장할 필요가 있는데. 마치 디딤돌이 없어진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단막극을 할 때 마지막으로 덕을 본 배우가 나 같다. 신인 때 단막극을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 단막극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KBS에서 단막극이 부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이 들어오면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오히려 고민하고 재면 조급해질 것 같아 처음 들어온 대본을 보고 바로 하기로 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작가도, 배우도, 연출도 고민할 기회가 없어졌다"

10 .미니시리즈나 영화와 다른 단막극의 매력이 있을 것 같다.이선균: 사실 단막극이 열악하다. 오랜만에 찍어보니까 열악한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웃음) 무엇보다 단막극은 실험적인 대본이 많다는 장점을 꼽을 수 있다. 영화보다도 캐릭터의 폭이 훨씬 넓다. 어느 정도 하다보면 익숙해지는 미니시리즈와 비교해도 내용이나 구조에서도 차이가 난다. 사실 그런 게 재밌는 거다. 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외곽에 잡혀있는 편성시간대도 좀 당겨오고, 열악한 제작비도 증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좀 더 공들여서 찍을 환경이 갖춰져야 좋은 작품도 나오니까.

10 .배우로서 단막극이 도움이 된 이유를 꼽자면.이선균: 단막극이 도움이 된 것은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신인배우가 메인이 바로 되기는 힘들다. 요즘에는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이런 인지도나 유명세 없이는 메인으로 올라오기 힘들게 된 것 같다. 나는 단역부터 시작했다. 단막극 때 주연을 하기도 했지만, 그 때도 큰 관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메인 역할을 하다보니까 그 자체가 배우로서 큰 도움이 됐다. 드라마를 알아가는 과정이 된 거다. 지금은 그런 게 완전히 없어졌다. 작가와 배우도 마찬가지지만, 연출도 작품에 대해 구상하며 능동적으로 고민할 기회가 없어졌다.

10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게 어렵겠다.이선균: 그렇다.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보는데 대답해주기가 그렇다. 오디션 봐서 들어가는 조연도 힘들지만, 요즘에는 조연에서 주연으로 올라가는 통로 자체가 차단됐다. 말하자면 주연과 조연 구분의 구분이 명확해 졌다. 역할 자체가 단정 되다 보니까 역할도 반복될 수밖에 없는 거다. 예전에는 연극이든 뭐든지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온다고 했는데… 꼭 주인공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배우들에게도 기회가 너무 줄어드니까 안타깝다.

"'태릉 선수촌'은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10 .이선균 하면 MBC < 베스트극장 > '태릉 선수촌'을 빼놓을 수 없다.이선균: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건 '태릉 선수촌'이다. 드라마를 하면서 '행복할 수 있구나'하고 느끼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이 일하고 누구한테 그렇게 자랑해본 적이 처음이었을 정도였으니까. 내가 메인 주인공도 아니었지만, 내 드라마라며 꼭 보라고 이야기하고 다녔다. 연출이 물론 잘해서 잘 나왔겠지만. (웃음) 작업하는 느낌도 좋았고, 결과물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단막극을 하면서 배우의 책임감 보다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 드라마였다.

10 .기억에 남는 단막극을 꼽자면.이선균: 어린 시절, 극장을 가지 못하는 나에게 책을 읽는 것 외에는 별다른 놀거리가 없었다. 그런 던 중에 MBC < 베스트셀러 극장 > 은 이미지로 기억되는 독특한 작품이 많아 참 재밌게 봤고, 특히 '샴푸의 요정'을 좋아했다. 이윤정 감독과 '태릉 선수촌'을 같이 한 이유도 < 베스트극장 > 때문이기도 했다. 이 감독님이 '매직 알콜 파워'라는 작품으로 입봉을 했는데, 이 작품이 너무 재밌어서 감독님이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MBC에 있는 감각 있는 여자 감독이라는 거다. 이윤정이 누굴까. 한참 궁금하던 차에 '태릉 선수촌'으로 연락이 직접 왔고, 출연하게 됐다.

10 .이번에 출연하는 KBS < 드라마 스페셜 > '조금 야한 우리 연애' 편은 어떻게 임하고 있나.이선균

: 무겁지 않다. 단막극에서 많이 나온 느낌이 있는데, 대사나 상황이 코믹한 게 많다. 뒤에 부분은 어두운 부분도 있지만, 대사가 굉장히 재밌다. 로맨틱 코미디 부류에 들어갈지 모르겠는데, 드라마 현실하고 잘 붙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다지 오버하지 않고 해프닝으로 풀어가는 것도 재밌다.

10 .KBS 단막극이 부활했지만, 사실 인기가 기대했던 것만큼 달아오르지 않는 분위기다.이선균

: 모든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단막극이 꼭 부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시에 언제 폐지될지 모른다는 조바심을 가지고 있다. 잘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한 것이다. 힘 빼고 부담 없이 시작해야 되는데, 그런 조바심 때문에 다급해질 수 있다. 잘하려면 과해지는 것도 있지 않나. 예전처럼 마음 편하게 하면 좋겠다. 큰 대작이나 좋은 작품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치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글. 원성윤 twelve@사진. 채기원 ten@편집. 이지혜 seven@<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