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용 펀드' 금융관련법 잣대로 보니

2010. 5. 1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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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 "영리목적 업(業)아니라서.."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 6.2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거용 펀드'를 통해 선거자금을 모으는 사례가 잇따라 금융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자금을 빌려쓰는 기발한 모금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금융가에서는 이 펀드가 금융관련법에 비춰볼 때 적법한 수단인지가 관심사다.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달 '유시민 펀드'를 통해 41억5천여만원을, 이병완 광주서구의회 기초의원 후보자가 '이병완 펀드'로 5억2천여만원을 각각 모았다.

이정재 광주시교육감 후보도 같은 방식으로 지난 5일부터 7억원을 목표로 선거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모금액을 선거에 쓴 뒤 정부로부터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8월10일 이후에 원금과 함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수준인 2.45%의 이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모금방식은 선거자금의 공개 차입을 허용하고 있는 선거법에 저촉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융가에서는 금융관련법 잣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당국도 이런 시각에 타당성이 있는지를 내부적으로 확인하기도 했다.당국은 그러나 일부 정치인이 이번에 선보인 '선거용 펀드'가 금융상품인 펀드(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와는 크게 다른 '개인적 모금행위'라는 입장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펀드라는 것은 두 명 이상에게 투자를 권유해 모은 자금을 주식, 채권 등 재산적 가치가 있는 투자대상 자산을 사고파는 방법으로 운용해 이익이나 손실을 투자자에 돌려주는 투자기구를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이 아닌 유사수신행위 규제법에 비춰보면 문제가 다소 다르다.법에서 유사수신행위란 '당국의 인.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를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언뜻 보면 선거용 펀드가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은다는 점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도 '펀드'가 아닌 바로 '유사수신' 부분을 들여다봤다.선거용 펀드가 유사수신행위의 개념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규제 대상으로 분류해야 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다.

금융감독당국은 대법원 판례(2008도7277)까지 확인한 결과 선거용 펀드를 통한 모금을 '업으로 하는 행위'로 보려면 '영리를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정치적 목적과는 전혀 관계없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을 내부적으로 참고하기 위해 살펴봤다"며 "선거용 펀드가 영리목적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어서 유사수신행위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선거용 펀드가 말썽을 일으킬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자산운용업계 한 임원은 "선거용 펀드 모금액을 나중에 돌려주는 과정에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민원이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사기죄 등으로 민·형사상 처벌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표 > '선거용 펀드' 통한 모금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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