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영화를 꿈꾸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똑같은 원작을 다루더라도 뮤지컬과 영화가 전달하는 질감은 확연히 다르다. 영화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관객을 자유롭게 풀어준다. 뮤지컬은 정면을 향해 관객이 집중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무대, 특히 뮤지컬은 영상보다 5감을 더욱 자극한다. 스크린으로 한 번 걸러지는 영화와 달리 각 장면의 감정을 오롯하게 전하며 관객의 직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선남선녀에게 화려한 의상을 입히고 감미로운 음악을 덧대니 감성적, 서정적일 수밖에 없다.
소설 '삼총사'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영화로 만들어질 만한 충분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흉계로 억울하게 14년이나 감옥에 갇힌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젊은 선원 '에드몽 단테스'의 복수극이다. 단테스는 탈옥 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숨긴다. 이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약혼녀까지 빼앗은 자들을 사교술과 막대한 재산을 이용, 하나씩 파멸시켜 나간다.
사랑과 복수라는 흥밋거리에 파리와 로마, 바다 등을 오가는 다양한 공간, 약 20년을 아우르는 시간도 영화화를 부추긴다. 2002년 제임스 카비젤(42), 가이 피어스(43) 주연의 영화로 나온 것을 비롯, 숱하게영화로 옮겨졌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무대 예술의 직접적이고 서정적인 감수성은 물론 영화의 스펙터클함까지 아우르려는 욕심 많은 작품이다. 가림막과 변용하는 대형 스크린, 시시각각 변하는 거대한 무대 장치 등은 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테스가 물에 빠진 후 헤엄쳐 수면 위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물 속 흐름이 투사된 스크린은 흡사 3D 영화를 보는 것같다. 이 부분에는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와이어도 곁들여진다.
1막 마지막은 단테스의 감정이 극대화하면서 극이 절정으로 치닫는 부분이다. 탈옥 후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변신해 고향으로 돌아온 단테스는 집사 노릇을 하는 '자코포'에게서 자신을 감옥에 갇히게 만든 자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듣게 된다. 이 때 과거에서 표변한 등장인물들이 핀 조명을 받고 단테스 앞에 마네킹처럼 서 있는 모습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환상적인 장면이다.
아울러 공간이 바뀔 때마다 스크린에 대형 지도를 띄운 후 캐릭터들이 이동한 지역을 세부적으로 비추는 장면은 영화의 클로즈업을 연상케 한다. 단풍이 지거나 불꽃이 터지거나 칼싸움이 벌어질 때는 동작이 느려진다. 영상의 슬로 모션이 따로 없다. 이렇게 뮤지컬은 공연 내내 영화를 향해 구애한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연기한 신성록(28)은 TV 드라마보다 무대가 더 어울리는 배우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다. 훤칠한 키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연기 모양새와 예상 외의 가창력은 타이틀로서 손색이 없다. 여주인공 '메르세데스'를 연기한 옥주현(30)은 누구나 인정하는 가창력을 뽐내며 안정적인 연기력도 선보인다. 뮤지컬배우 류정한(39)과 엄기준(34)이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트리플 캐스팅됐다. 뮤지컬배우 차지연(28)은 메르세데스를 번갈아 연기한다. 메르세데스를 차지하려고 친구 단테스를 배신하는 '몬데고'는 뮤지컬배우 최민철(34)과 조휘(29)가 맡았다.
뮤지컬 '지킬 &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51)의 최신작답게 공연 내내 흐르는 음악도 두말할 나위 없다. 밝은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웅장하고 고전적인 뮤지컬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단, 공연 내내 끌어올린 에너지가 막바지 들어 허무하게 사그라지는 점은 아쉽다. 너무 벌여놓기만 하고 깔끔하게 갈무리하지 못한 듯하다.
'몬테크리스토'는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6월13일까지 볼 수 있다. 6만~12만원. EMK뮤지컬컴퍼니 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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