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살해지령' 北직파간첩 2명 구속(종합)

입력 2010. 4. 20. 20:05 수정 2010. 4. 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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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찰총국 개편 이후 간첩 직파 첫 사례

당국 "군당국이 대남 테러행위 주도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강건택 전성훈 기자 =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인 황장엽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 2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북한에서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으로,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천안함 침몰과도 관련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 정보당국이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와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위장탈북해 국내에서 황씨를 살해하려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김모(36)씨와 동모(36)씨를 20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으로부터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아 같은해 12월 중국 옌지를 거쳐 탈북자로 가장해 태국으로 밀입국했다가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들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황씨가 자주 다니는 병원이나 장소, 만나는 사람 등의 동향을 먼저 파악해 보고한 뒤 구체적인 살해 계획을 지시받아 실행하기로 돼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등은 나란히 1992년 9월 인민무력부 정찰국(현 정찰총국) 전투원으로 선발돼 1998년 북한 노동당에 입당했으며 2004년부터는 공작원 신분으로 대남 침투 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민군 소좌 계급인 이들은 남파를 앞두고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했으며 특히 동씨는 황씨의 친척인 것처럼 신분을 속여 "황장엽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더이상 승진하지 못해 남조선행을 택했다"며 탈북 이유를 둘러댔다고 검찰은 전했다.

지난해 11월 말 두만강을 건너 중국 옌지에 도착한 김씨와 동씨는 중국 내 연락책을 통해 탈북 브로커를 소개받아 일반 탈북자들에 섞여 12월 태국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국내로 들어온 뒤 탈북자 심사 과정에서 꾸며낸 인적사항과 동일한 지역 출신의 탈북자와 대질신문을 받다가 가짜 경력이 모두 탄로나는 바람에 황씨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입국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정찰총국은 북한에서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해오던 `35호실'과 작전부, 정찰국이 지난해 인민무력부 산하로 통합된 확대 기구로, 개편 이후 간첩을 내려보낸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찰총국으로 개편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6년 35호실에서 직파한 간첩 정경학이 검거된 이후 4년만이다.

1990년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의 대표로 참석했고 2006∼2007년에는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의 북측 대표단장이었던 `대남통' 김영철 상장(남측의 중장)이 이 조직의 총국장을 맡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북한이 교류 협력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여전히 테러와 간첩행위를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찰총국이 나섰다는 점에서 북한 군당국이 대남 테러행위를 주도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과 접선하려던 국내 고정간첩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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