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碍'자 상용한자 추가 고민
사용빈도 낮아 상용한자서 빠져 '장애자→장해자'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장해자(障害者)냐 장애자(障碍者)냐?'
일본이 '가로막을 애(碍)'자를 상용한자에 포함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1981년부터 20년째 사용되고 있는 일본의 상용한자 1천945자 중에는 '碍'자가 빠져 있다.
1945년 이전에는 일본도 '碍'자를 사용했지만 패전 후 혼란기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글자가 상용한자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장애인을 가리킬 때에도 '장애자(障碍者)' 대신 '장해자(障害者)'라는 말을 사용했고 일본의 장애인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아야 했다.
일본어에서 '害'자는 '해악(害惡)'이나 '해충(害蟲)' 등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에만 쓰이기 때문으로, '장애자는 사회의 해악'이라는 차별적 이미지가 장애인들을 따라다녔다.
중국은 잔질인(殘疾人), 한국은 장애자(障碍者)나 장애인(障碍人), 대만은 장애자(障애(石+疑)者)라는 말을 쓰는 등 한자 문화권의 국가 중에서 장애인을 가리킬 때 '害'자를 쓰는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
장애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최근에는 '장(障)'자는 한자로 적은 뒤 '해'자는 히라가나 (がい)로 쓰는 편법을 사용하는 지경이다.
사정이 이쯤 되자 일본에서도 '碍'자를 상용한자에 다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碍'자가 '장애'라는 단어와 '애자(碍子.전신주 등에 전선을 매려고 사용하는 사기 등의 절연기구)' '무애(無碍.일에 가로막힘이 없음)' 정도에만 쓰이는 등 사용빈도가 너무 적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상용한자표 개정 작업을 하는 일본 문화청도 이 점을 고려해 지난해말 '碍'자를 상용한자에 추가하지 않은 개정 시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하지만 장애인 등 수십명으로부터 "우리들은 확실히 장애를 갖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세상에 해를 주지는 않는다. '害'라는 한자가 싫다"거나 "읽고 쓸 때 '해'자가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늘 불쾌감이 떠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쇄도했다.
이 때문에 6월까지 개정안을 마련해야 하는 일본 문화청은 오늘도 '가로막을 애(碍)'자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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