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따 '대표선수 아닌, 한국인이 되고 싶다'

김태석 2010. 3. 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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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일레븐)

아직까지도 귀화를 둘러싼 말이 참 많은 걸 보니, 모따의 한국 귀화는 여전히 화제 중 하나인 것 같다.

지난 2004년 전남 드래곤즈를 통해 K리그에 진출한 뒤 K리그 통산 122경기에 출장해 51골을 잡아낸, 자타공인 현재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불리고 있는 그를 품으려는 팬들의 애정은 무척 각별하다. 오랜 세월동안 눈을 즐겁게 해줘 이제는 친숙하기만 한, 더욱이 실력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꼽을만한 모따이기에 내심 한국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히고 싶다는 팬들도 적잖은 실정이다.

그런 모따를 지난 12일 포항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자신의 귀화를 두고 팬들이 참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둘러싼 오해와 논란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남기려 애를 썼다. 이야기를 나누며 확실히 알 게 되었던 점은, 모따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귀화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원래 모따와의 만남이 단지 귀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 자리는 아니었다. 지난 시즌 성남 일화로부터 퇴출당한 뒤 새로운 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심경을 듣고 싶었고, 귀화는 그 인터뷰 말미에 잠깐 나눈 이야기의 토막이었다. 그런데 그 잠깐 나눴던 이야기에 귀화에 관한 모따의 진솔한 마음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도 이런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지금도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기회가 주어지면, 꼭 귀화하고 싶습니다. 이제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할 만큼 했고,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한국을 무척 좋아하고 있습니다."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었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프로 선수 생활을 위해 잠시 들렀다가 떠나는 수준에 그칠지는 모르나, 모따 만큼은 달랐다. 어느덧 7년째로 접어드는 한국 생활이고, K리그에서 확고부동한 입지를 다진 만큼 오랫동안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귀화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고.

모따에게 귀화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가족이라고 한다. 그는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포항 입단에 앞서 모따는 마지막 순간에 '퇴출'이라는 오점을 남긴 한국이기에, 다시 돌아가는 것을 주저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은 계기가 가족이었다고 한다. 한국 생활을 무척 만족해했다는 그의 가족은 모따에게 주저하지 말고 한국에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상처받은 모따가 포항의 손을 잡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저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귀화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꼭 하고 싶습니다."

'대표 선수를 겨냥한 모따'는 오해다

지난 2007년 7월, 모따는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어 팬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커버스토리로 다뤄졌기 때문에 실로 반응이 뜨거웠는데, 이를 두고 당시 성남을 이끌던 김학범 감독은 몇몇 기자들에게 크게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김학범 감독은 비록 모따가 오랫동안 K리그에서 활약했다고는 하나, 브라질을 비롯해 외국을 오갔던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에서 보낸 실거주기간은 귀화 심사조건에 미치지 못한다며 모따의 귀화설을 일축하려 했다. 어쨌든, 당시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모따였기에 자연히 그의 귀화가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혀졌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학범 감독님이 무척 화를 내셨다는 이야기를)알고 있습니다. 아마 인터뷰를 접하신 뒤 저를 보호하려고 일부러 그러셨던 것 같아요."

당시 김학범 감독의 반응을 언급하자 모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나영준 통역과 한참을 웃은 후 당시 보도가 나온 직후에 터진 해프닝이었다며, 김학범 감독이 자신을 싫어해서 그런 반응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그 때 당시의 사진을 두고 모따가 대표 선수가 되려 귀화하려 한다는 주장이 참 많다고 지적하자 모따는 고개를 젓는다.

"다들 너무 멀리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일단 제가 한국대표 선수가 되려면 먼저 한국인으로 귀화해야 하고, 계속해서 축구를 하고 있어야 하며, 게다가 정말 잘해야만 합니다.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귀화한다는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전 그저 제가 한국에 살기 위해 귀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뿐입니다. 제가 만약 한국 국적을 갖고 있으면 K리그에서 외국인 쿼터를 받지 않잖아요? 사실 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것보다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 생활에 적응을 못 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무척 좋아하는 나라인걸요? 대표 선수가 되는 것은 그 다음에 생각해야 할, 저의 귀화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분명히 선을 그었다. 대표 선수에 대한 욕심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아니라고 확실하게 지적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좋았고, 오랫동안 K리그에서 활약하기 위해서 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점에 더욱 비중을 뒀다.'뜨내기' 신분일 수밖에 없는 외국인 선수 신분을 벗어나고 싶다는 뜻이다. 그저 K리그를 통해 오랫동안 팬들 앞에 서기 위해서는 '귀화'가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포항이 도와주었으면 한다

모따의 한국 국적 취득을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법적으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만 귀화를 허락받을 수 있을까?

관련법인 국적법 제5조 제1항을 살피면 외국인이 귀화하기 위해서는 ① 5년 이상 국내에 주소를 둔 ② 대한민국 민법상 성년이어야 하고, ③ 품행이 단정하며 ④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있는 ⑤ 우리말 능력, 한국의 풍습에 대한 이해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본 소양을 갖춘 자여만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다.

이 중 모따는 네 가지는 충족하고 있다. 문제는 마지막 다섯 번째 조항이다. 과거 K리그를 통해 한국 국적을 얻은 신의손 올림픽대표팀 GK 코치를 예로 들면, 말하기에서 다소 부족한 점이 많지만, 듣기, 읽기에 관해서는 이미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 신문을 꼼꼼히 살필 정도로 우리말 실력은 출중하다. 즉, 마냥 한국에 오래 거주했다고 해서 귀화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모따는 이 점에서 모자란 부분이 있는데, 오랫동안 한국에서 생활했음에도 여전히 의사소통은 통역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말은 배우면, 노력하면 늘 수 있다. 정작 안타까운 부분은 귀화는 하고픈데, 정작 어떤 조건과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절차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축구인으로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포항에서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따라 여부가 갈릴 것으로 봐요. 전 포항의 선수인 만큼, 포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이에 모따는 포항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차피 외국인 쿼터에 저촉되지 않고 뛸 수만 있다면 팀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인 만큼, 내심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다.

어쨌든 모따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솔직하게 답하면서 많은 오해가 풀리길 기대했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싶다는 뜻을 팬들이 알아줬으면 하길 바랐다. 진정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모따신. 다시 돌아온 모따는 과연 뜻을 이룰 수 있을까.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김덕기 기자(photo@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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