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마지막 시도' '논쟁' 등 벗는 연극 꾸준히 무대에

2010. 3. 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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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예술 사이 끊임없는 논쟁확실한 흥행 코드로 자리잡아

'야한 연극'은 어떤 것일까. '헤어'가 보인다고 모두 야한 연극이 아니다. 내용에 따라, 상황에 따라 예술이 되기도 하고, 외설이 되기도 한다.

서울 명륜동 한강 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교수와 여제자'에 이어 지난해 공연 돼 화제를 모았던 연극 '논쟁'도 다시 충무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둘 다 노출이 심한 공연이다.

'논쟁'은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먼저 변심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세상과 격리된 채 18년을 살아온 남자 둘, 여자 둘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고뇌, 분노 등 인간 본성을 표현한다.

18세기 프랑스 작가 피에르 드 마리보의 작품을 바탕으로 임형택이 각색하고, 연출한 작품으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시종 벌거벗은 배우들이 무대 위를 오가며 연기하지만 외설과 거리가 멀다는 견해였다. '알몸'은 표현 도구일 뿐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고민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도 10대 소녀의 가슴 노출과 정사 장면이 나오지만 논란의 대상은 아니었다.

지난해 10월23일 첫 공연 이후 사전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교수와 여제자'는 오랫 동안 '노출 연극'에 관심을 쏟고 있는 강철웅 연출의 작품으로 40~50대 아저씨들이 주 관객이다.

강철웅은 1993년 4월 '마지막 시도'란 '알몸극'을 선보이더니 1997년 3월 다시 '속(續) 마지막 시도'를 공연하다 구속됐다. 노골적인 성적 대사와 연기 탓이었다. 당시 경찰은 "연극의 전체 진행이나 주제와 상관없이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알몸을 노출함으로써 관객들의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켰으므로 형법상 음란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극 '마지막 시도'는 '교수와 여제자' 처럼 성기능 장애를 겪는 교수가 자기 부인의 주선으로 여자모델과 불륜을 저지르면서 기능을 회복한다는 줄거리다.

강철웅은 지난해 가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예술집단 참'에서 또 한번 '벗기기 연극'을 기획했다. 뮤지컬 '루나틱'으로 유명해진 개그맨 출신 백재현에게 연출을 맡겨 '오 제발'을 무대에 올렸다. '마지막 시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홍보했지만 5일만에 막을 내렸다. 관객들이 연극의 완성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환불까지 요구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은 탓이었다.

연극 '오 제발' 역시 '마지막 시도'와 얼개가 똑같았다. 주인공의 직업을 대학 교수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여성 모델을 출장 마사지사로 바꾼 정도였다.

강 대표는 이 사태 이후 "알몸 연극을 표방한 '논쟁'에 뒤지지 않고 관객이 공감하는 연극을 다시 올리겠다"고 말한 뒤 10월23일 직접 연출한 '교수와 여제자'를 내놓았다.

1993년 선보인 연극 '마지막 시도'에서 2009년부터 공연하고 있는 '교수와 여제자'까지 16년 동안 달라진 것은 제목 뿐 이라는 날 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연일 관객은 몰려들고 있다.

'벗기기 연극'은 1989년 공연물 대본 사전심의제가 폐지되면서 수시로 무대에 올려져 상업주의와 외설 시비에 휘말렸다. 결국 1994년 연극 '미란다'(문신구 연출)가 여배우의 알몸 노출과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 장면 등을 이유로 대법원으로부터 음란물이란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현대 연극에서 알몸은 기존 체제나 가치관에 대한 도전과 저항의 상징이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 정통극과 상업극의 경계를 구분하기에 앞서 예나 지금이나 '노출'은 확실한 흥행 코드임이 분명하다.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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