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슛~ 남아공월드컵 난 3D TV로 본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5일 일반 공중파 영상을 3차원(3D)으로 즐길 수 있는 46~55인치 TV를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전 세계 TV시장의 3D 대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말 LG전자를 비롯해 소니,파나소닉 등 다른 TV 메이커들도 잇따라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3D TV시대가 찾아왔다
3D TV의 등장은 실제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똑같은,생생한 입체 영상을 인공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이 3D TV를 흑백 TV의 컬러화,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 등에 버금가는 TV 패러다임의 변화로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TV가 올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07년 프로젝션 TV에 3D 기능을 넣은 테스트용 제품을 시작으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3D TV 등을 내놓았다. LG전자도 지난해 LCD(액정표시장치) 3D TV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가늠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3D TV의 판매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3D로 제작한 콘텐츠 자체가 드물어 가격 대비 효용이 낮았던 탓이었다.
상황을 바꿔 놓은 것은 영화 '아바타'였다. 3D 입체영화 아바타는 국내에서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콘텐츠 업체들은 아바타의 뒤를 이을 3D 콘텐츠 제작에 나섰고 이를 안방에서 구현할 수 있는 3D TV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공중파방송 등의 2차원 영상을 3차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 잇따라 개발된 것도 3D TV 업계에는 호재다. 별도 제작한 영상이 없어도 입체 화면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일반의 관심이 한층 높아진 것.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사실상 3D TV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며 "3D 전용방송이 만들어지고 관련 기술의 표준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등 본격적인 비상 준비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선공(先攻)에 나선 삼성전자
3D 전쟁 선공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다. '공중파방송 등 2D 영상의 3D 변환'이라는 기능을 세계에서 처음 선보인 것.3D 전용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3D TV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2D 영상의 3D화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중계처럼 원근(遠近)이 분명한 2차원 영상을 변환하면 3D 방식으로 제작한 영상 못지 않은 효과가 나온다.
신제품은 리모컨을 활용,TV 볼륨을 조절하듯 3D 입체감의 정도를 1단계에서 10단계까지 기호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3D 영상을 보면 어지러움증을 느끼는 시청자들은 입체감 정도를 낮은 단계로 설정하면 된다.
TV와 별도로 판매하는 3D TV용 안경은 30g에 불과하다. 기존 제품보다 60%가량 가볍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연령대와 취향을 감안,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건전지 방식과 충전 방식 등 두 종류의 제품이 나와 있다. 충전식은 2시간 충전하면 30시간가량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색깔과 디자인을 차별화해 3D TV용 안경의 디자인 경쟁에서도 앞서가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시장 규모 120만대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20만대에 불과했던 3D TV 시장이 올해 120만대 규모로 커지고,2018년에는 6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억대 이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오는 6월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은 3D 전쟁의 전초전이다. 선수들의 발을 떠난 공인구 자블라니가 무회전으로 골대를 향하는 입체 영상을 체험한 소비자들이 앞다퉈 3D TV를 구매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막이 오르는 '1차 3D 전쟁'의 화두는 '화질'과 '안경'이다. 자사의 TV가 안정적으로 3D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생생한 입체감과 또렷한 화질을 갖춘 제품이어야 올해 3D TV를 구매하는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무안경 3D'의 시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열릴 전망이다. 현재의 기술로도 안경 없이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지만 입체감이 떨어지고 관련 콘텐츠 제작 비용도 비싸 시장성이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안경 없이 생생한 3차원 화면을 구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방 전체를 3D TV로 둘러싸는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의 가격을 더 낮추는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작인식 3D'는 1~2년 내에 대중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스토리를 바꿀 수 있는 '양방향 3차원 콘텐츠'가 등장한다는 의미다. 이 기술은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온도와 냄새 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이른바 '4D 기술'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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