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르 명화속 큰 눈망울 소녀' 호소카와 첫 한국전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그 낯익은 명화에 만화 속 여주인공처럼 눈이 큰 소녀가 등장한다면 어떨까?일본의 젊은 여성작가 마키 호소카와(Maki Hosokawa, 30)의 작업이 그렇다. 그는 베르메르의 고전명화의 틀과 형식에, 자신이 창안한 귀여운 이미지를 곁들여 친근하면서도 신선한 화폭을 만들어낸다. 서울 팔판동 리씨갤러리(대표 이영희) 초대로 개막된 마키 호소카와의 국내 첫 개인전에는 고전명화, 즉 클래식에 현대성을 접목시킨 작품이 두루 나왔다.
작가는 베르메르의 그림을 비롯해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녀초상을 그려넣는 작업으로 해외경매와 아트페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일본 전통의 판화작품인 우키요예를 변용시킨 회화도 펼치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미술학교를 졸업한 호소카와는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작가 무라카미 다카시(48)가 설립한 스튜디오 '카이카이 키키(Kaikai Kiki)'가 제정하는 GEISAI 상(賞)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왕방울처럼 큰 눈의 소녀를 고전명화에 이입시킨 그의 작품은 이후 관심의 촛점이 됐고, 귀여운 소녀는 호소카와의 아이콘이 됐다. 이같은 표현은 작가의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자유로운 발상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내 그림 속 소녀초상을 '만화'에서 비롯됐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만화 뿐만이 아니라 TV며 책, 영화와 음악에서 두루 영향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라고 밝혔다. 그림 속 이미지들은 갓 구워낸 폭신한 빵처럼 사랑스럽고 부드럽지만 어딘가 미숙하고, 무표정해 보인다. 이에 대해 그는 "미숙함과 허무함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에 나는 좀 무표정하게 그린다"고 밝혔다.



표정만 조금씩 바뀌었을 뿐 어떤 상황에서나 같은 아이콘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대사회 속 인간의 몰개성화를 연상케 한다. 고전명화, 인상파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조에서 모티브를 얻고, 이를 자유분방하게 패러디하는 호소카와의 작품은 '디지털세대의 열린 감수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초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꿈과 현실, 클래식과 현대를 오가며 '새로운 현재'를 상큼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
미술평론가 요스케 타카하시는 "다양한 시대와 문화가 즐겁게 뒤섞인 호소카와의 작품은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행복을 그림으로 남겨놓은 메모와도 같다. 동시대 젊은 세대의 미의식과 자유, 유머와 행복, 삶의 허무함과 슬픔, 존재의 위태로움이 녹아 있다"고 평했다. 리씨갤러리에서의 호소카와 개인전은 26일까지 계속된다. 02)3210-0467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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