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역사로 점쳐본 '하이브리드의 미래'

2010. 3.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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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올림푸스, 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드, 삼성의 NX10 등 새로운 모습의 디지털 카메라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작은 크기와 높은 화질, 렌즈 교환으로 누리는 활용성까지 두루 갖춘 새로운 종이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형태의 제품이 등장했고 그 중 일부는 도태되었으며 일부는 소비자에게 선택되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 이 진화의 역사를 읽으면 지금의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의 미래를 점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DSLR과 동일한 이미지 센서를 갖춘 하이엔드 카메라소니 사이버샷 DSC-R1

소니 사이버샷 DSC-R1. 니콘 D2X에 쓰인 것과 동일한 1천만 화소급 이미지 센서로 DSLR 부럽지 않은 이미지 성능에 회전 액정 모니터 등 하이엔드 카메라의 편의기능을 함께 갖추었다.

2003년은 높은 배율의 줌 렌즈를 단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가 시장의 주류로 판매되고 있었고 35mm 필름 규격보다 작은 크롭 팩터 이미지 센서를 가진 DSLR은 대중화되기는 어려운 수준의 고가로 팔리고 있었다. 그러나 캐논의 EOS-300D, 니콘 D70 등 100만 원 수준의 예산으로 구입할 수 있는 최초의 보급형 DSLR이 태동하던 시기다.

당시의 보급형 DSLR을 써 본 이들은 2/3인치 이미지 센서를 얹은 고급 하이엔드 카메라에 비해 훨씬 커진 이미지 센서의 성능을 체험하면서 약간의 비용 투자를 추가한 것만으로도 대폭 향상된 이미지 품질을 얻을 수 있었다.

더불어 광각, 망원 등 기존의 교환 렌즈를 교체해 촬영하면 표현력이 엄청나게 확장된다는 점에 크게 만족하였다. 이로 인해 한창 잘 나가던 하이엔드 카메라들은 서서히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DSLR은 렌즈 교체라는 장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었다. 한두 개씩 렌즈를 추가하다 보면 아무래도 장비의 부피가 많이 늘어나는데다가 렌즈 구입비용이 카메라 몸체 값보다 커지는 일이 많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일본의 소니(SONY)에서 흥미로운 성능을 지닌 카메라를 한 대 내놓았다. 사이버샷 DSC-R1이라는 이 카메라는 과거 소니의 히트작 하이엔드 카메라인 F505 라인업의 구성을 그대로 계승한 회전식 칼 자이스 줌 렌즈(35mm 환산화각 24-120mm, F2.8-4.8)를 올린 형태였는데 주목할 점은 당시의 DSLR과 같은 크기의 APS-C(DSLR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규격 : 표준 35mm보다 작은 편) 타입 이미지 센서를 채용했다는 것이었다.언뜻 비슷해 보이는 개념으로 이전에도 올림푸스의 E-10, E-20과 같은 독특한 고정 렌즈 SLR 카메라가 있었다. 그 기종들은 구조 자체는 변형 SLR 방식으로 광학 뷰 파인더와 더불어 액정 모니터를 뷰 파인더로 쓰는 혁신적인 구조였지만 반면에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2/3인치 사이즈로 DSC-R1과는 접근 방식이 크게 달랐다.

올림푸스 CARMEDIA E-20N. 올림푸스 E-10/20은 SLR 카메라의 구조로 접근한 독특한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다.

반면에 소니의 DSC-R1은 전자식 뷰 파인더를 쓰는 등 미러가 없는 하이엔드 카메라와 같은 구조라는 점이 올림푸스의 '고정 렌즈식 DSLR'과 근본적 차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니콘의 플래그십 DSLR 카메라인 D2X와 같은 CMOS 이미지 센서를 채용, 유효 1천만 화소급의 화질은 하이엔드 카메라들의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카메라는 독특한 명기로 소문이 나기는 했으나 기대 이하의 반향만 일으키고 말았다. 우선은 구입 가격이 당시의 보급형 DSLR과 적당한 렌즈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고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와 유사한 기본 구조상 AF 스피드와 작동 속도 면에서도 DSLR에 뒤지는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크고 무거워 무게가 거의 1kg 가까이 되었다.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도 콤팩트 카메라에 비해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이들이 많았는데 DSC-R1과 같은 카메라는 오죽할까.

소니 사이버샷(Cybershot) DSC-R1 뒷면. 뷰 파인더는 광학식이 아닌 전자식(EVF)으로 하이엔드 카메라의 형태이다. 다양한 조작 인터페이스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좋게 말하면 독특한, 나쁘게 말하자면 어정쩡한 포지션을 가진 소니의 DSC-R1은 고화질을 필요로 하면서도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부담스러워 하는 시장의 빈틈을 잘 노린 상품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보급형 DSLR 카메라들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덕분에 소비자의 눈은 많이 높아졌고 기존의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들은 작은 크기의 이미지 센서로 인한 상대적인 낮은 화질이라는 핸디캡에 신음하기 시작했다.

보급형 DSLR 수준의 화질을 갖추고 크기도 작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값도 DSLR 세트를 마련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카메라가 시대적 요구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DSLR과 동일한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콤팩트 카메라시그마 DP1

시그마 DP1. 외형적으로는 작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심장만큼은 DSLR급의 시그마 포베온 센서를 갖춘 만만찮은 기종.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 2007년, 일본의 시그마에서 DP1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카메라를 발매한다. 시그마는 독특한 포베온(Foveon) 센서를 개발했지만 디지털 카메라 보디 시장에서는 마이너 업체고 주로 호환 렌즈를 만드는 제작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회사였다.

시그마 DP1은 기본적으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제작사의 특징을 살린 포베온 센서를 얹었다. 이 센서는 시그마의 DSLR SD14에 쓰인 것과 같은 크기에 무려 1,410만 화소로 DSLR 카메라의 성능 그대로였다. 이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콤팩트/하이엔드 카메라들과 유사한 외형과 크기에 성능이 뛰어난 이미지 센서를 얹었다는 점이다.

간단한 단초점 렌즈(35mm 환산 28mm 광각)만을 올린 형태로 미러와 펜타프리즘 구조, 광학 뷰 파인더가 과감하게 삭제되어 크기가 작았다. 조금 큰 주머니라면 쏙 들어갈 정도로 휴대성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이미지 센서의 힘을 바탕으로 다양한 노출 모드/수동 초점 조작 기능을 넣어 이미지에 자유롭게 변화를 줄 수 있었다. 광학 뷰 파인더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서 핫슈에 외장으로 파인더를 올릴 수 있도록 했는데 마치 과거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가 연상되는 구조였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가 DSLR과 같은 수준의 센서와 유사한 조작 기능은 기존의 어떤 카메라도 구현하지 못한 것이었다. 소니의 DSC-R1이 이미지 품질만큼은 당시의 DSLR을 거의 따라잡았으나 작동 성능, 크기와 무게 등 휴대성은 극복하지 못했기에 DP1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시그마 DP1 뒷면. 뒷면 역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기본 구성에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막상 DP1이 출시되자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포베온 센서다운 특유의 이미지 표현력에는 많은 이들이 호평했으나 느린 작동 속도와 교환이 불가한 고정 렌즈가 불만 요소가 되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역시 보급형 DSLR 세트를 상회하는 높은 값.

몇 년 사이 보급형 DSLR과 함께 출시된 교환 렌즈들의 값이 꾸준히 낮아졌고 반면에 성능은 계속 올라갔기 때문에 DP1의 느린 작동 속도와 고정 렌즈는 큰 단점이었다.

유일한 장점이라면 결국 휴대성이었으나 그것만으로는 높은 가격의 장벽을 무너뜨리기가 어려웠다. 시그마는 이후에도 성능을 개선한 후속 모델 DP2를 출시했으나 기존 제품의 단점을 개선하고 렌즈에 변화를 준 세컨드 버전에 가까운 수준이라서 기존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러나 시그마 DP 시리즈는 최근의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와 많은 부분 비교되는 기종으로 기존 카메라 판도에 큰 영향을 준 기종이라는 사실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시대적 요구가 그보다 빨리 높아졌을 뿐.

리코(RICOH) GXR. 보디와 렌즈+이미지 센서 뭉치가 따로 분리되는 독특한 구조의 디지털 카메라. 이론적인 확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과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조금 다른 영역으로는 2009년 12월 일본의 리코가 렌즈와 센서 부분을 완전히 바꾸어 끼울 수 있는 독특한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인 GXR을 발표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제품은 하이엔드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를 기반으로 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태. 역시나 값과 독자 규격으로 만들어지는 옵션의 다양한 활용 범위가 관건이다.

디지털로 다시 태어난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엡손의 R-D1 / 라이카 디지털 M

최초의 레인지파인더 디지털 카메라, 엡손의 R-D1. 포익틀랜더의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보디를 이용해 만들었다. 초점을 맞추는 광학 뷰 파인더와 직접 사진을 담는 렌즈의 시점이 분리된 레인지파인더 방식.

미러가 없는 카메라라면, 레인지파인더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는 퀵 리턴 미러와 펜타프리즘 광학 구조, 그리고 교환 렌즈 마운트가 특징인 디지털 SLR 카메라 시스템이 마치 고급 소형 카메라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듯한 시대이다.

사실 SLR 카메라는 기본 구조상 장비의 부피나 큰 작동 소음 등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넓은 활용성을 갖춘 덕분에 70년대 후반부터 취재보도용 카메라의 주류가 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전문용 카메라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을 뿐이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이렇게 '미러'가 달린 카메라는 다양한 구분 중 한 줄기에 불과했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는 필름이라는 특성을 가진 매체에 빛을 기록했고 필름에 빛을 노출하는 카메라의 기본 구조는 말 그대로 어둠상자, 정확히 시간차를 두고 작동하는 셔터와 간단한 필름 이송 장치만 준비하면 되었다.

그래서 렌즈 특성이나 성능에 제한을 받는 일은 있었어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아무리 작은 필름 카메라도 고성능 필름 카메라와 같은 필름을 쓴다면 적어도 비슷한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의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의 발전으로 훨씬 나아진 간편함과 고성능을 자랑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디지털 이미징 관련 장치들이 충분히 작아지지 않고 카메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활용도에서는 오히려 획일화 되어 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SLR 방식과 함께 또 다른 카메라의 주류 방식이었던 레인지파인더(Range Finder : 거리계, 이하 RF) 방식의 카메라는 어찌 보면 자동 콤팩트 카메라의 큰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두 개의 창을 이용해 이미지의 위상차로 거리를 측정해 초점을 맞추는 방식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는 파인더와 렌즈가 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SLR 카메라와 같은 미러 구조가 불필요해 카메라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었고 작동 소음이 적고 진동 감쇄 효과도 뛰어났다.

SLR 카메라도 가로주행식 셔터를 써 진동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 왔으나 결국 고속 셔터 작동의 한계로 최근에는 수직주행식 포컬플레인 셔터를 쓰는 것으로 보면 RF 방식의 장점을 알 수 있다.

물론 RF 방식은 렌즈와 파인더가 달라 생기는 시차 문제로 피사체와 카메라가 아주 가까워지는 접사 촬영에서 정확한 화각을 맞추기 어렵고 망원렌즈의 정밀한 초점을 직접 보며 조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파인더 역시 모든 렌즈에 대응할 수 없어서 렌즈에 따라 별도의 외장 파인더를 달아 써야 했고 셔터 속도도 고속에서 한계를 보여 SLR 방식보다 모든 것이 우월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미러가 없어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작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 휴대성이 좋은 것은 물론, 작고 조용한 카메라는 찍히는 사람에게도 부담을 적게 준다는 장점이 있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많이 애용했다.

또 렌즈 뒷면과 필름(촬상)면 사이의 거리(플랜지 백)가 매우 가깝기 때문에 빛의 분산을 줄이고 작은 렌즈로도 화질이 뛰어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장비의 무게와 부피 역시 그만큼 줄었다.

레인지파인더의 명가인 독일 라이카의 디지털 레인지파인더, 라이카 M8. 라이카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와 M 마운트 렌즈들을 디지털로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라이카 사용자들에게는 큰 축복이었을 것이다.

RF 방식 카메라에는 고정 렌즈는 물론 렌즈 교환식도 있었는데 렌즈 교환식 RF의 명가로는 역시 독일의 라이카 M 시리즈고 그리고 라이카의 M 마운트 렌즈를 함께 쓰는 포익틀랜더의 BESSA 시리즈가 주류였다.

이들 역시 SLR 방식 카메라가 디지털화되는 것에 발맞추어 자체적으로 디지털화되는 과정을 밟아오고 있었는데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와 보급형 DSLR 카메라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던 2005년 초, 일본 엡손은 포익틀랜더의 RF 필름 카메라 보디를 기본으로 RD-1이라는 RF 방식의 디지털 카메라를 내놓으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보급형 DSLR과 같은 APS-C 규격 이미지 센서에 610만 화소의 CCD를 채용한 엡손 R-D1은 RF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는 카메라로서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도 클래식 RF 카메라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중요한 것은 라이카 M 마운트를 채용해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신형 포익틀랜더 렌즈들과 함께 라이카의 다양한 M 렌즈들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SLR 방식이 아닌 최초의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작은 렌즈와 조용한 작동 방식은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바라던 것이었다. 더구나 카메라의 크기를 대폭 줄였음에도 이미지 화질은 기존의 콤팩트 카메라를 크게 넘어섰다.

그러나 R-D1에도 역시 한계는 존재했다. APS-C 타입의 이미지 센서를 채용한 덕에 35mm 필름 대비 작은 이미지 센서 크기로 기존 렌즈의 화각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주 작고 콤팩트한 초광각 렌즈가 큰 장점인 RF 카메라로서는 치명적 단점이었다.

또 수동으로 작동시켜야 하는 부분이 많았고 SLR 방식 대비 RF 카메라의 단점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카메라 값이 매우 높았고 교환 렌즈 가격은 별나게 비쌌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반 사용자들이 편안하게 가지고 다니는 기종이라기보다는 마니아나 전문가 등 소수를 위한 카메라였다. 크기 역시 아직은 충분히 작아지지 않았다. R-D1 역시 개량 버전인 R-D1s가 뒤이어 출시되었으나 결코 시장의 주류를 바꾸지는 못했다.

라이카 M8 화이트 버전. 독일 라이카는 긴 전통을 바탕으로 한 고급화 전략으로 카메라를 판매하는 회사이다. DSLR보다 작은 크기, 좋은 성능과 이미지 품질 등 고성능인 디지털 카메라의 요소를 두루 갖추었지만 높은 가격이 큰 장벽이었다.

엡손이 라이카 M 마운트 R-D1 시리즈를 내놓은 동안 본가인 독일 라이카 역시 2006년 M 시리즈의 디지털 버전인 M8을 내놓았다. 현재 엡손은 R-D1 시리즈의 후속 버전을 더 이상 만들지 않고 있으므로 RF 디지털 카메라의 주류는 독일 본가인 라이카가 장악한 상태다.

라이카의 디지털 M 시리즈는 여전히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값이 비싸 누구나 쓸 수 있는 카메라는 아니다. 그러나 R-D1과 라이카 M 디지털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저 정도로 작아진 디지털 카메라도 렌즈 교환 방식에 큰 이미지 센서를 채용해 좋은 화질을 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또한 저런 형태의 카메라에 AF 기능 등 일반인을 위한 기능을 충분히 넣고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심어 주었다. 비록 DSLR 카메라가 값과 성능에서 눈부신 진화를 하던 시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커다란 DSLR 카메라를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포서드(4/3) 시스템 SLR 카메라의 등장올림푸스 E시스템 / 파나소닉 루믹스

포서드 센서 기반의 올림푸스 E-시스템 카메라들. 대표 모델인 E-1을 비롯해, 독특한 수평 작동 미러를 얹어 카메라 크기를 줄이려 시도했던 E-3XX 시리즈 보디들이 나란히 보인다.

필름 카메라 대비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면 간편함과 기록 비용이 들지 않는 것, 그리고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줄여서 자유롭게 축소 광학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를 작게 만들면 그만큼 빛을 조절하는 범위도 줄고 작동 중에 발생하는 열 문제로 이미지 표현 범위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과거에 콤팩트형 자동 필름 카메라의 역할이 결코 작지 않았듯 모든 사진이 다 전문가 수준의 표현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축소 광학계는 카메라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학 시스템을 작고 가볍게 만들 수가 있어서 카메라의 휴대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값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필름 카메라의 렌즈 시스템과 마운트 규격을 그대로 쓰는 DSLR 카메라들은 35mm 필름 포맷에서 큰 변화를 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APS-C 사이즈 같은 절단 규격(크롭 팩터)의 상대적으로 작은 센서를 쓰고 비효율적으로 크고 무거울 뿐 아니라 DSLR과 짝을 이뤘을 때 화각도 어정쩡해지는 기존 렌즈들을 써야 했다.

비효율이라는 것은 도입 비용에도 낭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보완하려고 축소 광학계를 써 작게 만든 디지털 전용의 렌즈(니콘의 DX, 캐논의 EF-S)가 나왔으나 기존 마운트 규격의 한계와 렌즈와 센서 사이의 거리 규격 등으로 여러 가지로 한계를 드러냈다.

이러한 문제의 반성에서 출발한 규격이 바로 포서드(4/3)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 그리고 코닥이 만든 새로운 이미지 센서 규격으로서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가로 18mm, 세로 13.5mm로 줄여 완전히 새로운 규격을 만들고 그에 딱 맞는 렌즈 시스템들을 따로 개발한 것이다.

포서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기존 35mm 포맷 기반 이미지 센서를 쓰는 이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지 센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규격이지만 독특한 개성을 많고 단점과 장점을 모두 갖춘 시스템인 것만은 분명하다.

올림푸스 E-시스템.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보디와 액세서리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을 이룬다. 포서드는 새로운 판형이지만 착실히 제품군을 갖추었다.

파나소닉 루믹스(LUMIX) G1. 일본 파나소닉이 만든 포서드 센서와 렌즈 규격을 쓴다. 파나소닉은 라이카와 제휴를 맺고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현재 포서드 진영의 중심에는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있는데 특히 올림푸스는 과거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독특한 카메라들을 많이 만들어 왔던 이력이 있었고 DSLR 분야에서도 최초의 라이브 뷰 카메라를 만드는 등 기술적으로 개성을 갖춘 회사였다. 그런 점이 이러한 새로운 규격의 중심에 서는 동기 부여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

렌즈 교환식의 포서드 센서를 채용한 E-시스템(System) DSLR 카메라 시리즈는 21세기 올림푸스 광학의 큰 상징들 중 하나이며 이러한 포서드 센서를 채용한 카메라는 기존의 35mm 포맷 기반의 카메라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작고 가벼워졌다. 비록 심도 표현에 있어 상대적 제한이 있지만 전용 렌즈 역시 더 작은 크기에 더 밝은 조리개의 렌즈들을 만들어 내놓고 있다.

다만 이렇게 했으면 생산 단가가 줄어드는 만큼 가격적인 면에서도 장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하지만 아직은 시장의 주류가 아닌 탓에 경제성 면에서는 큰 장점을 가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또한, 디지털 전용의 포서드 렌즈들은 기존 아날로그용 렌즈들과 달리 자체 포맷에 맞추어 해상력을 크게 높여 해상력 성능이 매우 좋아졌으나 그만큼 가격은 저렴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점은 주류인 니콘이나 캐논의 고급형 디지털 전용 렌즈들도 마찬가지이며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니콘의 35mm 풀프레임용 신형 N 렌즈들 역시 필름 이상의 해상력을 가진 높은 화소수의 센서를 감당하기 위한 고해상력 성능을 갖추면서 쑥 높아진 가격으로 출시, 취미 사용자들의 불만이 되기도 했다.

포서드 카메라는 작은 센서 판형으로 인한 심도와 고감도 노이즈, 그리고 화소 수 확장에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DSLR 카메라의 경량화 트렌드에 큰 일조를 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

파나소닉 역시 포서드 센서를 사용한 보디와 더불어 독일 라이카와 제휴, '라이카 인증'을 받은 포서드 렌즈들을 함께 내놓으면서 많은 수는 아니지만 포서드 카메라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더 작고 가벼워진 마이크로 포서드올림푸스 펜 E-P1

올림푸스 펜 E-P1은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휴대성에 DSLR급의 성능과 활용성을 고민한 카메라다.

포서드 센서와 렌즈 시스템이 많은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카메라의 크기는 충분히 작아지지 않았다. 카메라를 커지게 만드는 핵심인 SLR 방식, 즉 미러 구조가 문제였다. 미러 구조로 인해 카메라 크기를 일정 수준 이하로는 줄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러는 일종의 성역과도 같아 결코 쉽게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정 관념일수도 있겠지만 미러가 없으면 반응이 빠르고 선명한 광학 뷰 파인더를 설치할 수 없고 찰칵거리는 경쾌한 작동감도 내기 어렵다.

게다가 DSLR 카메라의 빠른 AF 반응 속도의 비결인 위상차 AF 기술을 구현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치명적 단점 중 하나다. 이를 과감하게 포기해야 크기를 혁명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또 기계 장치의 수가 줄면서 값은 내려가고 고장이 줄어들 것이고 진동 없이 작동해 셔터 속도가 느려도 흔들림 없이 사진을 찍는 카메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거울이 없으면 HD 동영상 촬영 기능을 더욱 쉽게 구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탄생한 것이 바로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이고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의 태동으로 이어졌다. 그 첫 번째 상용 모델이 바로 올림푸스 펜 E-P1이다.

포서드 센서와 렌즈 시스템이 비록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나 의외로 카메라의 크기는 충분히 작아지지 않았다. 카메라의 크기를 커지게 만드는 핵심인 SLR방식, 미러 구조가 그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러 구조로 인해 RF 카메라와 같이 짧은 플랜지 백을 만들 수 없어 카메라의 크기는 어느 수준 이하로는 작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러는 일종의 성역과도 같아 결코 쉽게 삭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자동차에는 바퀴가 반드시 4개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그 모든 것이 고정 관념일수도 있겠지만 미러가 없으면 반응이 빠르고 선명한 광학 뷰 파인더를 설치할 수도 없고 감성의 영역이지만 카메라답게 찰칵거리는 경쾌한 작동감도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 게다가 기존의 DSLR 카메라의 빠른 AF 반응 속도의 근본인 위상차 AF 기술을 사용하기 어렵게 되는 것은 가장 치명적 단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부분을 과감히 포기하고 기술적 개선으로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면 기존의 카메라에 혁명적 수준으로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더 가까운 곳에서 더 좋은 화질의 그리고 더 넓은 범위의 표현력을 가진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 또한 미러 등의 중요한 기계적 부위가 줄면서 가격은 내려가고, 고장률도 낮아질 것이고 조용하고 충격 없이 작동해 더 느린 셔터 속도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을 얻는 카메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었다.

또한 DSLR의 큰 이미지 센서와 렌즈 시스템을 사용한 HD 동영상 제작 기술이 기술적 핫 이슈로 태동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러리스 작동 방식은 많은 유리함을 가지게 된다.

또한, 기존의 포서드 시스템을 약간 변형한 것이기 때문에 어댑터를 사용하면 포서드 렌즈군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이고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의 태동이었다. 그리고 첫 번째 상용 모델이 바로 올림푸스 펜(PEN) E-P1인 것이다.

포서드와 마이크로 포서드의 구조 비교. 포서드에서 거울 장치를 제거한 것이 마이크로 포서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마이크로 포서드는 기존의 포서드 또는 미러가 있는 SLR 구조에서 미러 구조를 삭제,크기를 줄여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의 형태로 만드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올림푸스 펜 E-P1과 클래식 펜-F. E-P1은 그러한 PEN-F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과거 올림푸스의 유명한 아날로그 하프 카메라(35mm 필름 한 장에 두 장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인 펜을 바탕으로 설계한 듯한 E-P1은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과 교환 렌즈 마운트를 지녔다. 거울이 없어서 렌즈를 분리하면 바로 이미지 센서가 보이는데 콤팩트/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처럼 콘트라스트 방식의 AF를 쓰고, 동일한 셔터를 눌러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다.

현재 17mm F2.8 단초점 렌즈와 14-42mm F3.5-5.6 줌 렌즈, 2가지 전용 렌즈가 나와 있다. 이런 종류의 카메라는 지금까지 존재한 다른 어떤 카메라 분류에도 속하지 않아 '하이브리드 카메라'라는 애매한 용어로 불린다. 풀어서 말하면 '렌즈 교환 하이엔드 카메라' 정도가 알맞겠다.

마이크로 포서드를 사용한 파나소닉 루믹스 GH-1. 다양한 색으로 출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같은 포서드 파트너인 파나소닉에서도 루믹스 GF-1, GH-1 등의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들을 내놓고 있다. 올림푸스와 다른 점이라면 마이크로 포서드의 장점을 살린 HD 동영상촬영 기능. GH-1은 내장 스테레오 마이크를 얹었고 능동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다.

14-140mm 광범위 줌 렌즈는 작동 방식이 마치 캠코더의 비디오 렌즈처럼 부드럽고 조용해서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DSLR과 달리 자체 작동 소음이 거의 녹음되지 않는다.

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드 보디는 이 렌즈와 조합해 동영상을 찍을 때 캠코더처럼 자동으로 목표물을 따라가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큰 특징이다. 동영상 촬영 기능을 위해 별도의 고성능 스테레오 마이크를 옵션으로 팔고 있을 정도다.

스테레오 샷건 마이크를 단 파나소닉 루믹스 GH-1. 좋은 음질로 촬영하려면 지향성 외장 마이크가 필요하다.

DSLR의 HD 촬영 기술은 아직 태동 단계고 고가 제품이라고 해도 동영상 촬영은 사진 촬영과는 별도의 방식으로 조작해야 하고 큰 이미지 센서 탓에 심도가 너무 얕아 수동으로 초점을 잡아야 한다. 동영상 촬영은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의 큰 장점이자 가능성을 보이는 부분이다.

GH-1에서 더욱 크기를 줄이고, 20mm 팬케익 렌즈와 함께 출시한 신형 GF-1.

루믹스 GF-1의 측면. 마이크로 포서드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최초의 국산 렌즈 교환식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삼성 NX10

삼성 NX-10. 새해 초 발표된 NX-10은 APS-C 센서와 독자 렌즈 규격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다.

올림푸스과 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드와는 별도로 한국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는 세계 어떤 제조사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식의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었다.

2010년 1월 19일, 삼성 디지털 이미징은 기존의 보급-중급형 DSLR에 쓰던 것과 같은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를 얹은 하이브리드 디지털 카메라 NX-10을 독자 렌즈 규격으로 발표해 카메라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NX-10의 생김새나 작동 구조는 마이크로 포서드와 유사하지만 센서의 크기와 규격이 다르고 기존의 DSLR에서 거울을 없앤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휴대성이 좋은 30mm 팬케익 렌즈와 함께 능동 손떨림 방지 기능이 들어간 18-55mm, 50-200mm의 전용 렌즈가 함께 출시되었고 어댑터를 쓰면 기존의 펜탁스 렌즈를 함께 쓸 수 있다.

삼성 NX-10의 모형. 30mm 팬케익 렌즈와 더불어 매우 얇아졌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렌즈 교환식 카메라 장비는 초기 기술의 혁신성도 중요하지만 자체 규격의 렌즈가 얼마나 다양하게 그리고 적절한 가격으로 꾸준히 출시되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 삼성 전용 마운트의 카메라 보디를 개발했다가 실패했던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다시 독자 규격의 신기종을 내놓는 것은 그만큼 공격적으로 사업을 이끌겠다는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삼성의 NX10은 앞서 소개한 리코의 GXR 시리즈와 함께 앞으로 지켜봐야 할 제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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