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133층 경제성 충분"
서울 상암동에 640m 133층 높이로 지어질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설계를 맡은 세계 1위 설계기업 겐슬러(Gensler) 회장인 아서 겐슬러가 서울에 왔다.
겐슬러 회장은 "초고층 빌딩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재정적 문제뿐만 아니라 교통 문제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물망 같은 대중교통 체계 덕분에 집객 효과가 뛰어난 뉴욕 타임스 스퀘어처럼 빌딩을 교통 허브로 만들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초고층 빌딩이 나온다.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도 완공 이후 들어올 수많은 사람을 위한 대중교통 체계가 꼭 필요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완성될 것으로 믿는다."
최근 초고층 빌딩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겐슬러 회장은 낙관적이다. 특히 서울과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에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특별한 수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 초고층 빌딩 중에서는 경제성이 없어도 상징적인 목적으로만 지어진 건물이 있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초고층 빌딩 경제적 효과를 현실적으로 직시하게 됐죠. 금융위기 이후로는 초고층 빌딩을 투자가치가 있는 곳 위주로만 짓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에 대한 염려는 덜어도 좋을 것입니다."
잘 짜인 공간 설계는 초고층 빌딩 수익성을 높이는 핵심요소다. 겐슬러 회장은 임차인을 위한 설계로 프로그램 믹스(program mix)를 꼽았다. 임차인들이 빌딩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시설을 최대한 확보하고 빌딩을 복합 용도로 설계하는 것. 겐슬러사가 설계한 현재 아시아 최고층 632m인 상하이 타워는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시설이 12층 간격으로 완비돼 있다.
"상암DMC 랜드마크타워엔 미디어 부문 업무시설을 프로젝트에 적극 끌어들여 미디어, 관광,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상업시설을 보여줄 것이다. 겐슬러 스타일을 대변하는 편리함을 공간에 녹여 클라이언트를 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수많은 빌딩을 설계해 온 겐슬러 회장에게 성냥갑 아파트로 대변되는 서울 도시경관은 단조롭게 보이지 않을까. 의외로 건물 외관이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티가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잠시 들른 송도신도시에서는 새로운 아파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에서 부족한 건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 주거용 아파트 일변도인 단조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아닐까 한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복합용도단지(mixed used)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겐슬러 회장 생각이다. 주거시설만 갖춘 기존 아파트에 상업시설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배치한다면 생활 양식이 다채로워지고 커뮤니티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용산과 서울역 인근에서 등장하고 있는 복합용도단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다. 좋은 입지를 뒷받침할 수 있게 임차인을 꾸준히 유입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빌딩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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