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스포츠 중계권 분쟁

강희종 2010. 2. 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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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입장차로 '코리아 풀' 구성 실패

2016년까지 올림픽ㆍ월드컵 SBS 독점계약KBSㆍMBC와 협상과정서 갈등

13일(한국시각) 개막한 동계 올림픽은 SBS를 통해서만 중계되고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을 방송 3사중 한 곳에서만 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계권을 요구했던 KBS와 MBC는 연일 SBS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2010 월드컵도 SBS가 국내 단독 중계권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흥행성과 광고 규모만 놓고 보면 월드컵과 동계 올림픽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동계 올림픽 중계권 분쟁은 사실상 월드컵 중계 분쟁의 `전초전'인 셈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동계 올림픽 이후에도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간의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건의 시작=이전까지만 해도 스포츠 중계권은 방송 3사가 `풀(Pool)'을 구성해 공동으로 협상해 왔습니다. 풀 구성의 가장 큰 목적은 방송사간 경쟁으로 인한 중계권료 인상을 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중계권을 둘러싼 각종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분쟁이 일고 있는 올림픽과 월드컵의 중계권도 당초에는 `코리아 풀'을 구성해 협상할 계획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 5월 방송 3사 스포츠 국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방문한 후 귀국해 2010년 동계ㆍ2012년 하계 올림픽에 3000만 달러, 2014년 동계ㆍ2016년 한계 올림픽에 3300만 달러 금액을 IOC에 제출했습니다.

그 후 방송3사 사장단은 2010~2016년 올림픽과 2010~2014년 월드컵에 대해 각 회사의 개별 접촉을 금지하고 협상 창구를 한국방송협회 내의 `올림픽ㆍ월드컵 특별 위원회'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8월 SBS는 사장단 합의를 위반하고 올림픽 4개 대회(2010 동계ㆍ2012 하계ㆍ2014 동계ㆍ2016 하계), 월드컵 2개 대회(2010ㆍ2014)를 SBS 인터내셔널을 통해 독점 계약하게 됩니다. SBS가 계약한 4개 올림픽 중계권료는 총 7250만 달러, 2개 월드컵 중계권료는 1억40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중 올림픽 중계권료는 방송 3사가 제시한 금액보다 950만 달러 높은 금액입니다.

그 이전에 SBS는 스포츠 중계 에이전시인 IB스포츠와 월드컵, 올림픽 중계권을 단독 구매하기로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면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다릅니다. 이는 최근 IB스포츠가 SBS를 상대로 동계 올림픽 방송 허락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근거가 됐습니다.

◇3년간의 협상=SBS의 독점 계약 직후인 2006년 8월부터 2007년 2월까지 방송 3사는 약 3차례의 회의를 통해 스포츠 중계권을 판매에 관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협상 과정에서의 실무 쟁점은 △SBS의 독점 계약에 따른 방송권료 인상분의 범위 및 책임 분담율 △SBS 인터내셔널의 수수료 지급 문제 △뉴미디어 권리의 방송 3사 양도 여부였습니다. 하지만 3사간 입장차이가 커서 당시 협상은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2009년 2월까지 방송 3사는 이와 관련한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송 3사는 자신이 보유한 스포츠 중계권에 대해 상대방을 배제함으로써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갔습니다.

KBS와 MBC는 2008년 9월~2009년 6월까지 월드컵 최종 예산과 2007년 8월부터 11월까지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SBS를 배제한 채 합동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사실상 SBS의 독점 계약에 대한 제재였습니다. 이에 대해 양사는 "합동 방송 위반시 위반 방송사에 통상적으로 방송을 배제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SBS는 월드컵 패키지 계약에 따라 2007년 세계 청소년 축구(U20), 2009 세계 청소년 축구(U20, U17)를 단독 방송했습니다.

2008년 11월 SBS는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중계를 위한 국제방송센터(IBC) 공간 신청을 KBS와 MBC에 의뢰했으나 양사는 이에 대해 응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2009년 12월에는 KBS와 MBC 양사가 2010 남아공 월드컵 방송을 위해 중계 방송석 신청을 SBS에 의뢰했으나 이번에는 SBS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양측이 서로에 대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것 때문입니다.

◇분쟁 조정의 실패와 남은 변수=동계 올림픽 시즌이 가까워지자 KBS와 MBC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특히, `공영방송'이면서 동계 올림픽을 중계하지 못하게 된 KBS는 체면을 구기게 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활약과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도 양사의 태도 변화에 일조 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양사는 다각도로 협상을 시도했으나 이번엔 SBS의 태도가 완강했습니다. "KBS와 MBC의 이제 와서 `무임승차'하려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SBS가 동계 올림픽 단독 중계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스포츠 분야에서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싶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KBS와 MBC는 SBS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자 지난 1월 2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함과 동시에 SBS를 `방송법 위반'으로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SBS는 분쟁조정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한쪽이 분쟁 조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방통위가 조치를 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SBS가 방송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방송법 제 76조 3항에서는 "국민관심행사 등에 대한 중계방송권자 또는 그 대리인은 일반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월에는 2006년 5월 `이면합의'를 내세워 IB스포츠가 SBS를 상대로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중계 방송 허락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습니다.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국민들이 동계올림픽을 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본안 소송이 남아 있어 SBS의 완승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IB스포츠는 SBS와의 약정에 따라 밴쿠버 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의 재판매권, 방송협찬 판매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동계 올림픽 이후에는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이 또다시 이슈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이때에는 SBS가 방송법을 위반했는지, IB스포츠와 SBS의 약정의 효력이 있는지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희종기자 mindle@<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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