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굴에 간 오바마, 공화의원들과 설전

2010. 1. 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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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사건건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의 발목을 잡아온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연례 정책연수 행사에 직접 참석, 공화당 의원들과 뼈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야당의원들의 정책토론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오바마 대통령이 29일 워싱턴 D.C. 근교 볼티모어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정책연수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은 공화당측이 먼저 참석의사를 타진, 오바마가 흔쾌히 수락한데 따른 것이지만 행사진행 방식을 놓고 오바마가 제의한 조건에 오히려 공화당 측이 의표를 찔린 모양새가 됐다.

토론과 대중연설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인 대통령이 행사 참석의 조건으로 방송카메라와 취재기자들에 대해 행사장 입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케이블TV로 생중계된 가운데 오바마는 행사초반부터 공화당 의원들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문제건 에너지 문제건 모든 이슈에서 우리가 견해를 같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공화당의원들이 이들 이슈에 대처하는 방식이 (마치 내가) 미국민의 삶에 `거대한 정부'를 강요하는 음모로 치부한다면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게 된다"면서 "여러분들이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이 사람(오바마)이 미국을 파멸시키기 위해 온갖 정신나간 일들을 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당신들 스스로가 초당적인 협력의 여지를 극도로 축소시켰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자신의 건강보험 개혁작업을 두고 공화당이 `볼셰비키의 음모'라고 묘사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오바마는 특히 7천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킬 때 공화당 의원들이 한 명도 예외없이 전원 반대한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반대표를 던졌던 경기부양책의 재원으로 이뤄지는 지역구의 프로젝트 기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말해 공화당 의원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의 좋은 아이디어는 기꺼이 경청하겠다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모색하자고 촉구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마이크 펜스(인디애나) 의원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전면적인 감세안을 수용할 용의가 없는지에 대해 묻자 오바마는 "백만장자에게 세금을 깎아줄 형편은 못된다"고 응수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이나 로비스트의 활동을 제약하고 당파적 국정운영을 지양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며 거북한 질문을 던졌다.

공화당 측은 그러나 이번 행사를 통해 공화당이 열린 자세로 진지하게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는 야당임을 부각시키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탓에 오바마를 지나치게 공박하는 것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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