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결국 뼈아픈 구조조정 나서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윤선희 기자 = 대규모 차입 등으로 인수.합병(M & A)에 나서 몸집을 불렸다가 유동성 문제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뼈아픈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룬데 따른 것이다. 두 회사는 조만간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양측은 금호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을 포함한 워크아웃의 범위와 오너의 사재출연 등 대주주의 경영 책임을 묻는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는 데 진통이 예상된다.
◇ 몸집 불린 금호그룹 결국 `배탈'29일 금융당국과 금융.산업계에 따르면 순항하던 금호그룹이 구조조정의 코너에 몰린 것은 무리한 차입으로 대우건설[047040]과 대한통운[000120] 을 인수한 뒤 국제 금융위기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풋백옵션의 행사 시기가 내년 1월15일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금호그룹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풋백옵션은 금호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천억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천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주가는 1만2천750원에 불과해 재무적 투자자들이 일제히 풋백옵션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금호그룹은 풋백옵션 상환을 위해 4조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대우건설을 매각하더라도 1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금호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는 길밖에 없다는 게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판단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6월 대우건설 매각 결정을 내리기 전부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호생명과 금호렌터카, 아시아나IDT 등을 매각하는 데 주력했으나 국제 금융위기라는 암초를 만나는 바람에 대우건설은 물론 다른 자산 매각에도 애를 먹고 있다.
작년 말부터 매각을 추진했던 금호생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칸서스자산운용이 대금 납입에 어려움을 겪자 산업은행이 긴급 자금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조기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면 금융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으며, 그룹의 출혈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의 주가는 각각 13.19%와 12.67%가 추락했고 금호산업(6.76%), 아시아나항공(5.66%), 대한통운(6.45%) 등 다른 계열사도 급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금호산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낮추는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금호타이어가 12월 임금 지급을 1월 초로 연기했다는 소식도 금호그룹 계열사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는 구조조정에 나서 항공 등 주력 계열사만 남기고 불필요한 계열사들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구조조정 어떻게 할까채권단이 검토하고 있는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방향은 크게 대우건설 이외에 추가로 대한통운 등 다른 계열사를 내놓도록 하고 풋백옵션 상환의 의무가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워크아웃에 집어넣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투자손실 등으로 자본이 잠식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워크아웃의 경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신청하고 채권단의 75% 이상이 찬성하면 시작된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회의를 거쳐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출자전환 등을 통해 경영권도 채권단에 넘어가게 된다.
금호그룹의 전체 금융권 부채는 총 18조여원으로, 이 중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한 풋백옵션을 제외하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부채는 각각 2조원과 1조6천억원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진다면 그 규모는 2조~3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통해 이들 기업을 정상화시킨 후에 경영권을 되돌려주거나 대주주의 사재출연 등을 전제로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생명에 대해서는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설수록 시장과 그룹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계열사들을 살릴 수 있다"며 "세부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계속 논의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호그룹은 금호석유화학도 워크아웃에 집어넣을지, 그룹 대주주에게 경영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물을지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석유화학에 대해서도 워크아웃을 추진해야 한다고 금호그룹을 압박하고 있지만 금호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어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조만간 워크아웃 추진
- 광주 시민.경제단체, "금호 회생해야" 성명
- 채권단 "금호,경영권집착말고 구조조정하라"(종합)
- 대우건설, 외국 기업에 매각 현실화하나
- 광주.전남 상의, 정부에 '금호사태' 해결 호소
- 李대통령, 분당 아파트 매물로 내놔…靑 "부동산 정상화 의지"(종합) | 연합뉴스
- 변요한·티파니 영, 오늘 혼인신고…"간소한 결혼식 계획" | 연합뉴스
- '운명전쟁49', 순직 경찰·소방관 모독 논란에 "재편집 결정" | 연합뉴스
- 반려견놀이터에 '낚싯바늘 빵' 던져놓은 60대..."개짖는 소리 시끄러워" | 연합뉴스
- 태안 펜션에서 50대 남녀 숨진 채 발견…경찰 조사 중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