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최희섭 산으로 왜?

연봉에 분노…돌연 2박3일간 지리산행포항특훈 불참…당분간 구단 안만날 것
그토록 고대하던 '포항 특별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현 상황에서 후배들과 땀을 흘린다면 '구단 입장을 받아들인다'는 오해를 살까 하는 생각에서다.
구단과 가진 1차 연봉협상에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KIA 4번타자 최희섭(30)이 15일 황병일 수석코치 김상현 나지완 안치홍 등과 함께 하기로 한 포항 특훈에 참가하지 않았다. 더불어 "구단과 당분간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 "앞으로 산을 타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조호 KIA 단장은 "연봉 협상이란 건 어느 정도 밀고 당기고 하는 게 아니냐.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사그라지면 다시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섭은 14일 광주에서 구단과 가진 연봉협상에서 3억5000만원을 제시받고 적잖이 실망했다. 돈보다도 1년 전 연봉협상에서 받았던 굴욕적인 감정이 겹쳐지면서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지 않는 구단에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해 3억5000만원에서 올 시즌 대폭 삭감된 2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원상복귀(3억5000만원)+알파'를 내심 바랐지만, 자신의 기대와 달리 구단 제시액이 적자 "당분간 구단과 만날 일이 없다"는 강경 자세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이렇다할 큰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니었지만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해 3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연봉이 대폭 깎여 계약했다. 그 때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다이어트도 하고 산도 타면서 올해 정말 열심히 했다.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 결국 나도 살아났고, 팀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없이 3억5000만원을 제시하는데 너무 섭섭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최희섭은 "내가 5억원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5억원을 꼭 받겠다는 뜻이 아니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구단에서 나를 얼마나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평소 아버지처럼 따르는 황병일 수석코치와 함께 할 예정이었던 포항 특훈에 대해선 "마음을 접었다"며 참가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코치님을 따라 후배들과 함께 포항에서 훈련을 하려고 했던 건 내년에 팀을 위해 좀 더 잘 해보려는 생각에서 결심한 것이었다. 그게 팀워크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황 코치님께도, 후배들에게도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지만 구단에서 나를 그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는데 굳이 포항까지 가서 훈련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황 코치 일행이 광주에서 포항으로 이동한 시각, 두 시간 가량 광주 집 근처의 산에 오른 최희섭은 "내일(16일)부터 2박3일 동안 지리산에 오르기로 했다. 지리산 등반이 끝나면 이번 기회에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한라산에도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산을 타며 곰곰이 고민해보겠다"고 답해 향후 진로에 대해 적잖은 고민에 빠져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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