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흉내낸 로봇, 스틱키봇
[쇼핑저널 버즈] 가장 좋은 모델의 로봇은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스틱키봇(Stickybot)을 통해 그 해답을 들여다보자.■ 생체모방 로봇 : 바이오 인스파이어드 로봇
< 그림1 > 스틱키봇 |
< 그림2 > 도마뱀 (Gecko) |
< 그림1 > 에서 보이는 스틱키봇은 수직의 벽(물론 벽은 유리처럼 표면이 매끄러워야 더 잘 오를 수 있다.)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이 로봇은 < 그림2 > 의 도마뱀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 지구상의 생명체인 도마뱀은 오랜 세월을 거쳐 적자생존을 통해 형태를 가다듬어 왔다. 신의 작품으로 손색이 없고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 최근에는 인간의 오염에 의해 극심한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신의 작품 중 어떤 종은 소멸되고 있지만.
스틱키봇은 도마뱀(Gecko)의 많은 부분을 유사하게 참고하여 만들어졌다. 유사하다는 것은 기존의 도마뱀을 세밀히 관찰했고 그 특징들을 매우 정교하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스틱키봇의 주요 특징은 반데르발스의 힘을 사용, 방향성 점착(끈끈이), 12개 모터로 32개 자유도 구현, 광학용 홀 센서(Hall sensor)를 이용한 점착력 측정, 몸 전체가 flexible(유연한, 플렉시블) 형태 등이 있다.
우리 신체는 약간 늘어나거나 변형이 일어나도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유연성(물론 심한 변형이 일어나면 뼈가 부서지거나 근육, 피부가 찢어지기도 하지만)을 가지고 있다. 그 반대로 강건한(rigid) 몸체는 딱딱한 자석이나 비석처럼 변형이 일어나게 되면 곧바로 부서진다. 많은 경우 로봇은 딱딱한 재료나 철을 사용하여 유연성이 떨어진다.
스틱키봇은 전체가 부드러운 합성수지(흔히 플라스틱이라 부르는 재료의 일종이다)로 되어 있으며 몸 중앙의 마치 갈비뼈(한자 관'串'모양)처럼 형태를 이루어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도마뱀이 몸을 좌우로 흔들며 ('S'자로 변형하여) 걷고 있기 때문이다.
■ 반 데르 발스 힘(van der Waals' force)반 데르 발스 힘은 분자간의 발생하는 인력(서로 끌어당기는 힘, 분자 내의 전자간의 힘도 작용한다)을 말한다. 즉 분자 크기에서 분자 간의 발생하는 힘을 말한다.
더 쉽게 말하면 모기, 거미, 등 곤충의 다리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털이 있는데 이 털이 그 역할을 하여 천장에 달라붙을 수 있다. 즉, 벽이나 천장의 표면에 미세한 홈과 곤충의 미세한 털 사이에서 바로 이 힘(반 데르 발스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머리카락도 몸에 한번 달라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도 분자 크기의 표면적에서 인력(반데르발스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도마뱀의 발바닥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털이 있는데 이 털도 역시 같은 작용을 하고 있다. < 그림3 > , < 그림4 > 는 도마뱀의 발바닥에 있는 미세한 털을 보여주고 있다.
< 그림3 > 도마뱀의 발바닥 |
< 그림4 > 도마뱀의 발바닥의 가는 털 |
이 로봇의 창조자는 도마뱀의 발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재료 선정과 가는 털을 만들기 위한 방법과 가는 털의 모양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현재 로봇 모델을 만들었다.
< 그림6 > 에서 보이듯 이 가는 털의 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4배 정도이다. 이 털의 재료는 탁구 라켓에서 쓰이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 20A)이다. 그리고 각 털의 고유 모양이 특정한 각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방향성' 끈끈이 성질을 만들기 위함인데 '방향성'끈끈이는 특정한 방향에서는 끈끈이 정도가 매우 높고 또 다른 방향에서는 끈끈이 정도가 매우 낮아서 로봇이 그 성질을 이용하여 벽에 붙었다 떼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틱키봇의 발은 벽의 아래쪽(면과 면이 맞닿은 쪽, 양손을 붙여서 비빌 때 두 손의 비비는 방향)으로 매우 높은 점착력을 보이고 있으며 벽에 수직방향(양손을 붙여서 손가락 끝으로부터 떨어지는 방향)으로 뗄 때는 점착력이 매우 약하도록 설계되었다.
< 그림5 > Stickybot의 발바닥과 그 털 |
< 그림6 > 털의 두께가 머리카락 4개 정도이다. |
■ 12개 서보모터로 32개 자유도를 구현보통 모터의 개수는 그 로봇의 동작할 수 있는 자유도를 말한다. 자유도가 모터의 개수보다 작으면(로봇구조가 서로 간섭을 일으키는 경우 종종 발생한다.) 불필요한 모터를 장착해서 낭비하는 것이 된다. 벽을 타고 오르는 스틱키봇에게는 몸무게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므로 모터를 덜 장착할수록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로봇은 모터의 수보다 자유도가 더 많다고 한다. 도마뱀의 발가락 하나하나 움츠리고 펴는 자유를 갖는데 그렇게 하려면 로봇의 발가락마다 모터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모터가 사용된다. 그러나 창조자가 고안해낸 독특한 방식으로 모터의 수를 줄일 수 있다. 원리는 철사줄(Wire)에 있다.
철사줄은 당길 때 힘을 전달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한 방향(당기는 방향)의 움직임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철사를 가는 튜브에 넣고 밀면 어느 정도의 '미는 힘'이 전달된다.
철사를 통한 동력 전달이 로봇의 발가락을 들어 올리거나 내리는 정도의 힘은 가능하다. 모터와 철사 등을 이용하여 네 개의 발가락 중에 2개씩 짝을 이루어 동작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터의 수도 줄일 수 있고 발가락을 좀 더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
한편 뒷발의 움직임과 앞발의 움직임 서로 연결 하여 모터의 수를 줄일 수도 있다. 앞발을 당기면 뒷발도 동시에 당기게 하고 뒷발을 밀면 앞발도 동시에 밀도록 연결되어 움직이게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앞발, 뒷발을 서로 각각의 다른 모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같은 원리로 오른쪽 앞발과 왼쪽 뒷발은 서로 움직임을 연결하여 동작하고 왼쪽 앞발과 오른쪽 뒷발이 연결되어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네 발 가진 동물의 걷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스틱키봇의 움직임은 참고 사이트에 가서 확인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동영상 : http://bdml.stanford.edu/RiSE/Downloads/]■ 광학용 센서 : 벽에 붙어 있는 힘의 측정일반적으로 힘을 측정하려면 스트레인 게이지 등을 사용하는 게 정상인데 이 로봇은 그렇지 않고 광학식 센서를 이용하였다. 이 센서를 사용하는 것은 다른 센서들의 단점 때문인데 아마도 설치 상의 문제라든지, 측정 신호에 잡음 환경이라든지 하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원리는 다리에 힘을 주면 몸체(몸체와 발바닥 사이의 구조물)의 형태가 변한다. 이 형태가 변하여 빛이 들어오는 구멍(Hall)을 가리는 만큼 빛이 덜 들어오고 이 빛의 양을 측정하여 힘을 측정하게 된다. 즉 몸체의 변형은 힘이 들어간 만큼, 매달리는 데 필요한 힘이 필요한 만큼 일어나고 그 변형량만큼 빛의 양도 줄어들어서 결국에는 힘을 측정한다.
이제 다시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자. 가장 잘 설계된 모델은 좋은 결과를 내는 로봇이다. 그러나 좋은 결과(물론 로봇을 완성한 다음 얻는 결과지만)와 로봇의 형태, 여러 재료, 크기 등의 설계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좋은 결과 또는 원하는 동작 목표가 바로 설계의 아이디어를 주지 않는다. 로봇의 설계는 좋은 결과 또는 로봇 원래 목표와는 다른 더 많은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스틱키봇은 자연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경험을 빌려서 그 답을 찾고 있으며 자연의 모습을 적절히 이용하여 로봇화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스틱키봇은 생체모방 로봇의 선구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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