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 "지난 사랑은 커피처럼 향기롭죠"

2009. 11. 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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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사랑 주제로 한 책과 음반 발표(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청와대 부근 효자동에 자리한, 브라운아이즈 윤건(본명 양창익)의 카페 '마르코의 다락방'은 구수한 커피 향내로 아늑했다. 마르코는 윤건의 세례명. 그는 이 뉴욕의 다락방 같은 빈티지 풍 카페를 '요새'라고 불렀다. 이 건물 2층은 음악 작업실로, 비밀 공간이다.

10일 이 카페에서 만난 윤건은 자리에 앉자 직원에게 아메리카노를 부탁했다. 점심 시간이지만 모닝 커피라고 했다. 커피가 삶에 풍요로움을 더한다는 그는 최근 에세이집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를 출간했고, 미니 음반 '라떼처럼'도 발표했다.

"하루 커피 석잔을 마셔요. 물먹듯이 마셨더니 잠이 안 와 줄인 거죠. 보통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요즘 다양한 커피의 세계에 빠져들었어요. 에스프레소에 레몬 설탕 절임을 곁들이는 카페 로망, 에스프레소에 민트를 첨가한 민트 마르키노 같은 실험적인 커피요. 이걸 마시면 기분이 '업' 되죠."

그는 커피를 공통분모로 한 책과 음반을 계획적으로 낸 건 아니라고 했다. 이번 음반 타이틀곡 '라떼처럼' 등의 수록곡도 이미 1-2년 전 만든 노래들이다. 지난해 가을 두 명의 지인인 조현경, 김상현 씨와 커피에 사랑 얘기를 더한 책 발간 아이디어를 내 셋이 글을 썼고, 자신의 음반과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게 됐다고 한다.

음반 수록곡은, 밝은 듯 슬픈 브라운아이즈의 음악과 달리 한껏 화사해졌다. 수록곡 '비 개인 하늘에...', '사랑하니까 다 괜찮아' 등은 감미로운 팝 발라드다. 한 네티즌은 '윤건 씨가 곧 장가가려는 모양이네요. 노래들이 사랑 고백하는 느낌처럼 멜로디 라인이 밝네요'라고 평하기도 했다.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일년' 등 제 노래들이 슬프지 않은 듯 슬퍼요. 축가 부탁을 받으면 부를 노래가 없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왜 내 노래는 슬플까, 우울할까'라고요. 밝게 살자는 생각에 이번에는 긍정적인 노래들로 채웠죠. 개인적으로 심장을 건드리는 벅찬 음악이 좋거든요."

그는 이달 초까지 진행한 MBC FM4U '꿈꾸는 라디오' DJ를 하면서 밝은 기운을 얻었다고 했다. 방송이 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사라졌어요. 늘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하면 다 하겠더라고요. 라디오 DJ, 책 출간 모두 용기를 낸 일들이니까요. 지난 몇 년간은 음반 내면 어느 정도 반응 있고, 저작권료도 들어오고, 여행 다니며 스스로 안주하고 싶었죠. 저 자신이 정체돼 음악에도 어두운 기운이 담겼나 봐요."

음반과 책에 밝은 테두리를 둘러준 커피와 사랑의 상관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은 재미있다. 둘은 닮았다는 것. 쓰지만 향기가 나고, 끊기 쉽지 않아 중독성이 있다며 그는 웃었다. 에스프레소가 똑똑 떨어지는 걸 보고 있노라면 검은 마스카라가 번진 여자의 눈물 같다는 비유도 곁들였다.

"책 속 '그녀'들은 실화 속 주인공이에요. 커피가 향기롭듯이, 모든 사랑도 지나면 향기로워지는 것 같아요. 사실 사랑할 때도 향기로워야 하는데, 저는 매번 지지고 볶고를 많이 했죠. 혼자 밤에 작업할 때 커피 한잔을 놔두면 향기 때문에 외롭지 않더군요. 한 손에 커피, 한 손에 담배를 들고 있죠. 하하."

틈틈이 음악 작업은 하지만 아직 브라운아이즈 신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5년7개월 만에 멤버 나얼과 재결합해 지난해 발표한 브라운아이즈 3집은 15만 장이나 팔렸다.

그는 "나얼이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어서 아직 아무 계획도 못 세웠다"며 "나얼이가 이번 내 음반 재킷 디자인을 해줬다. 언제 음반이 나올 것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브라운아이즈의 음악은 아직 끝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신만의 공간도 생긴 지금은 1999년 그룹 '팀'으로 데뷔한 10년 전보다 여유로워 행복하다고 했다.

"10주년에 의미를 부여하진 않아요. 그때와 달라진 건 경제적인 면, 정신적인 면에서 모두 여유가 생겼죠. '팀' 시절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생계형 가수였어요. 물론 여전히 제가 만든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고자 스트레스도 받지만 음악, 책, 카페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창구가 다양해져 기뻐요."

그러고 보니 그는 인터뷰 내내 카페를 찾는 낯선 '손님'들과 눈인사를 건네고 있었다.mimi@yna.co.kr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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