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학교·공장 다니며 10년 연구 이젠 소재 독립 꿈 꾸는 CEO죠"

2009. 11. 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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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청년기업인상 최고상 하나테크 김양현 대표휴대폰 키 패드 등 생산 대기업 납품 고속 성장"제조업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 성실함이 필수"

"학연(야간공고 졸)도 지연(전남 진도 출신)도 없습니다. 오직 제 자신과 직원들을 믿고 도전하는 길뿐입니다."

하나테크의 김양현(32) 대표는 "사장님"이라 불리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고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앞날이 창창한 청년 기업가'라 부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휴대폰 부품인 키 패드(Key Pad)와 러버(Rubber)를 공급하는 그는 창업 첫해인 2005년 1억3,000만원이었던 매출액을 올해 80억 원 이상(예상)으로 올려놓았다. 김 대표는 3일 중소기업청이 마련한 제1회 청년기업인상에서 최고상인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1994년 서울에 온 김 대표는 삼촌의 기계 부품 제조 업체에서 허드렛일을 돕다 이듬해 야간 실업계 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와 직장에서 10년 넘게 여러 기술을 익혔고 특히 키 패드 기술이 맘에 들었다. "내가 만든 제품을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는 그는 남들이 퇴근한 뒤에도 죽어라 일을 했다.

2005년 그는 회사를 그만 두고 창업했다. 그는 "친구와 전국 일주 여행을 하던 중 들른 경남 거제의 조선소에서 축구장 만한 저 배도 결국 사람 손으로 만드는데 나라고 뭐든 못하겠느냐는 용기가 생겼죠.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나를 믿고 도전해 보자 맘 먹었습니다."

평소 김 대표의 싹수를 알아 본 거래처 사장들이 모아 준 5,500만원과 가족에게 빌린 2,000만원을 종자돈 삼아 부천공단에 92㎡ 남짓(28평)의 공간에 샘플 기계 1대를 놓고 키 패드를 만들어 납품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앞에는 온통 장벽뿐이었다. 어린 나이가 특히 문제였다. 현재 부천 본사와 경북 구미 공장을 합쳐 직원이 120명. 이 중 70%는 김 대표보다 나이가 많은데 특히 과장 급 이상 간부는 모두 그 보다 10살 이상 위다. "대표라는 직함을 버리고 허드렛일도 먼저 했다"는 그는 "진심을 다해 대했더니 차츰 나를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회계, 조직 관리 등 기업 경영도 또 다른 숙제였다. MBA(경영전문대학원)는 둘째치고 경영학 수업 한 번 듣지 않은 터였다. 하지만 그는 "모르면 누구든 붙잡고 묻고 또 묻는다. 기본부터 착실히 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극복했다.

김 대표는 늘어난 매출은 100%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로 쏟아 붓고 있다. 휴대폰은 3개월이 멀다 하고 새 제품이 나오기에 대기업의 눈 높이를 맞추려면 새 기술 개발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

하나테크의 기술력은 'ISO 9001', 'ISO 14001' 인증도 받고 특허도 땄다. 하지만 그는 실리콘, 우레탄 원단 등 핵심 기초 소재를 아직도 일본 제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소재와 기술의 독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연구 개발은 끝이 없을 것이라 했다.

애인도 취미도 없다는 김 대표는 요즘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올해 안에 중국에 추가로 생산 라인이 들어서기 때문. 그는 "남들은 중국에서 더 이상 얻을 게 없다지만 지금 중국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청년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세상의 평가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앞날을 향해 묵묵히 갈 수 있는 성실함이 필수"라며 "제조업이야말로 노력만큼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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