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의 엉덩이-77> 정사중 음부에서 미꾸라지가 나오고..
동물과의 성애, 점착질에 대한 취향(下)(Etreintes zoophiles: le goût du visqueux)
다이키치의 비디오들은 객관적으로 따져볼 때 그다지 흥분을 제공하지는 못해도 확실한 성공을 거두었다. 뱀장어를 등장시킨 비디오들은 매년 4000개씩 나간다. 다이키치는 두꺼비, 해삼, 금붕어, 구더기, 지렁이, 유충 혹은 낙지가 등장하는 영화들도 제작하고 있다. 점액과 분비물이 넘쳐나는 비디오들은 모두 동일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죽음을 잠시나마 피하기 위해 여성들은 지옥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척추가 없는 점착성 피조물들과 점점 더 내밀한 관계를 맺는다. 영화 '소우'나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다이키치는 인간이란 존재가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물들 중 대부분은 촬영 초기를 넘기지 못한다.
다이키치는 그 중 낙지가 가장 취약하다고 말한다. "극도로 민감한 동물이지요. 여배우 엉덩이 위에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올려놓기만 해도 숨을 거둡니다. 그와 반대로 도조라 불리는 작은 미꾸라지는 아주 강인합니다. 아무데나 파고들고 적극적이며, 여배우들의 위 속에 들어가기까지 합니다. 나와 함께 또 다른 포르노비디오 촬영을 시작했던 한 여배우는 3일 후 정사장면 도중 갑자기 질을 통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여배우들의 음부 속으로 집어넣는 미꾸라지 숫자를 잊어버려 다시 밖으로 나온 놈들이 몇 마리인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사실일까? 아마노 다이키치는 과장하기를 즐긴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공포감을 유발하는 방식을 즐기는 듯하다."내 영화 속에서는 일부 동물들이 죽고, 문드러지며, 혹은 스트레스 때문에 액체들을 쏟아냅니다. 특히 해삼은 자신의 창자를 토해냅니다. 자체 내장 적출이라는 현상인데, 사정(射精)과 아주 흡사하지요. 한 여배우는 해삼으로 가득 채운 욕조에 들어갔다가 몸이 점액성의 물질들로 뒤범벅이 된 적도 있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그 물질은 몇 시간 후 분해됩니다. 두꺼비도 비슷합니다. 몇 시간이 지나면 여배우들은 부패하기 시작하거나 아직도 꿈틀거리는 양서류 진창 한가운데서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됩니다. 역한 악취가 나는 시궁창이 따로 없지요. 그때 나는 여성들의 표정을 찍기 좋아합니다. 구토가 나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 표정말이에요."

이런 식의 표현들을 뱉어낸 후 다이키치는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약간 숨을 고른다. 대화 상대자가 무감각할 경우 그는 식도락가 같은 태도로 맥주를 단숨에 들이킨 후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우리 일본인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포르노 여배우들의 얼굴이지 두 다리 사이의 물건이 아닙니다. 일본 포르노 영화는 심리학적인 영화입니다. 자신만의 공포에 사로잡힌 인간, 벌거벗겨진 인간, 자신에게 유전적인 그 무엇이 있는지 탐구해보는 인간 군상을 그를 통해 찾아낼 수 있습니다."
촬영 도중 다이키치는 죽음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일부 장면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사진들을 찍는다. 눈을 감은 여성, 뒤집어놓은 듯한 점막을 닮은 낙지들로 뒤덮인 여성들의 모습이 대상이다. 그들의 얼굴은 창자 색을 한 생선들로 가득 찬 늪에서 솟아오른 형상이다. 촉수들은 축축한 가슴을 칭칭 동여매고 있다. 사진들은 아름답다. 너무나 아름답기에 다이키치는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전시회를 열고 있다. 독일의 봉 구 갤러리는 그에게 멋진 회고전을 열어주면서 다음과 같이 극찬하고 있다. "아마노는 고대의 에로틱한 판화인 ?가(春畵)에 생명을 부여하면서 그것들을 재해석해 낸다. 육체로 구성된 이 이미지들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유혹의 이상한 힘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부토(舞踏)와 네덜란드 정물화로부터 영감을 얻은 다이키치는 아주 역설적이게도 가장 비현실적인 영상들을 고귀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는 천사 얼굴을 한 여성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여성들은 정물들과 뒤섞인다. 그들의 입에서는 촉수가 무수히 떨어져 내리고, 눈에서는 나비가 솟아오른다. 손톱에서는 진주가 떨어져나간다. 요컨대 삶의 주기가 모두 들어가 있는 것이다.
"17세 때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후 나는 도착적인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숨을 거둘 뻔했던 바로 그 순간 옷을 벗은 여인들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때까지 나는 섹스를 거의 해본 적이 없는데, '벗은 여자들 몸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정신이 되돌아왔습니다. 이야기는 모두 사실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영화를 고집스럽게 만들고 있지요. 내 꿈은 해파리들과 사랑을 나누는 여성들이 차고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다이키치의 꿈은 책으로 출간된다. 봉 구 출판사가 멋들어진 호화장정본 형태로 곧 찍어낼 예정이다.
아마노 다이키치 전시회는 오는 24일까지 독일 베를린 토르스트라세 110번지에 소재한 봉 구(Bon Gout) 갤러리에서 열린다.(이미지는 다이키치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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