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분구묘서 백제 금동신발 출토

2009. 9. 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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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봉덕리 고분군 조사..중국청자도 매장(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전북 고창군 봉덕리에 소재한 백제시대 분구묘(墳丘墓.봉분을 갖춘 무덤)에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금동 신발 1켤레가 출토됐다.

원광대 마한ㆍ백제문화연구소(소장 최완규)는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봉덕리 고분군 중 1호분 발굴조사한 결과 이 무덤은 봉분 하나에 석실분 5기, 옹관묘 2기를 갖춘, 5세기 무렵 이른바 '벌집형 고분'으로 드러났다고 28일 말했다.

이 중 4호 석실분에서는 금동신발과 중국제 청자 등을 비롯한 각종 유물이 쏟아졌다.금동제 신발은 목 부분과 측판 2매, 바닥으로 이뤄졌으며, 이들은 각각 작은 못을 박아 결합했고, 측판과 바닥은 맞새김(투조. 透彫)으로 장식한 것으로 밝혀졌다.

바닥에는 스파이크 모양의 징 18개를 붙였고 부착지점은 꽃무늬로 장식했다. 특히 바닥 중앙에는 용 1마리가 있으며, 발뒤꿈치 부분에는 고구려 장천1호분 고분벽화나 무령왕릉 허리띠 장식에 보이는 역사상(力士像)이 투조로 장식됐다. 여백의 공간에는 봉황이나 그 밖의 길상조(吉祥鳥)가 새겨졌다.

신발은 발치 쪽에서 약간 비스듬히 뉘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중 우측 신발 내부에는 뼈가 남아있었고 좌측신발에선 직물류 흔적이 발견됐다.

최완규 마한ㆍ백제문화연구소장은 "이번에 나온 금동제 신발은 국내에서 출토된 것 가운데 가장 보존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전까지 백제시대 금동신발은 14켤레 정도가 알려졌다.공주 수촌리 고분군 3켤레, 익산 입점리 1켤레, 나주 신촌리 고분과 복암리 고분 각 1켤레, 고흥 길두리 고분 1켤레, 서산 부장리 고분 1켤레, 공주 무령왕릉 2켤레, 원주 법천리 1ㆍ4호 각각 1켤레는 출토품이며, 이 외에도 이화여대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에 1켤레씩 소장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나아가 작은 항아리형 토기를 장식하고, 몸통에는 작은 구멍을 뚫었으며, 아가리가 바깥을 향해 나팔처럼 벌어진 소호장식유공광구호(小壺裝飾有孔廣口壺)라는 토기가 국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토기는 일본 고분시대를 대표하는 토기인 스에키(須惠器) 계통 토기로 분류된다. 즉, 스에키 토기에서 장식호(子持壺)라 불리는 기종(器種)으로 평가된다고 최완규 소장은 전했다.

이 토기는 그릇받침과 함께 발견됐다.더불어 4호 석실분에서는 5세기 중국 남조에서 수입한 것으로 생각되는 청자가 동남쪽 모서리에서 발견됐다. 몸통 어깨를 돌아가며 4군데에 각각 2개씩의 귀(耳)를 장식한 이런 청자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적이 있다.

이번에 발굴조사가 이뤄진 봉덕리 1호분은 방대형(方臺形)으로 길이 72m, 너비 50m, 높이 7m 정도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구릉 말단부를 장방형 형태로 다듬어 봉분을 조성하고 상부에다가 석실분 5기와 옹관묘 2기를 안치했다.

많은 유물을 출토한 4호석실분은 중앙 머리 부근에서 청동제 대나무잎 모양의 장식품이 발견되고, 머리와 가슴 부근에서는 귀걸이 2쌍과 곡옥 2점을 비롯한 다량의 옥이 발견돼 부부로 생각되는 두 사람을 합장했음을 알 수 있다고 최 소장은 덧붙였다.

나아가 팔 부근에선 칠기로 만든 화살통과 대도(大刀) 2점, 손칼(刀子)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지난 200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공주 수촌리 유적 발굴성과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이 4호 석실분은 백제 고분 중에서는 최초로 천장은 기와를 얹은 무덤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연구소는 이날 오후 2시 유적발굴현장에서 발굴조사 지도위원회와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사진 설명: 금동제 신발(위), 중국제 청자와 소호장식유공광구호 >kimyg@yna.co.kr <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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