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트렌드] "아내도 모르는 '스텔스통장' 아시나요"

2009. 9. 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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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외 접근 금지… '비밀금고'로 활용 가능통장잔액 안나타나 존재 자체 알 수 없어… 인터넷거래 불가능해 은행창구만 이용해야

대기업 전자회사에 다니는 박진석(37)씨는 아내에게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해 줄 것을 부탁했다. 교보문고ㆍ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에 갈 시간이 없어 읽고 싶은 책 4~5개를 선정해 아내에게 인터넷으로 주문 좀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책값을 온라인 계좌이체로 지불하기 위해 아내에게 거래은행의 통장계좌번호ㆍ아이디(ID)번호ㆍ비밀번호 등을 모두 가르쳐 주었는데 그만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아내가 인터넷 통장거래를 하면서 2년 가까이 아내 몰래 만들어 놓았던 비자금 통장을 그만 발견하고 만 것이다. 특별수당과 보너스 등을 합쳐 500만원 가량 모아 놓았는데 아내한테 모두 압수당하고 말았다.

취미생활로 스킨스쿠버 레슨을 배우고 수중장비를 사려고 한푼도 안 쓰고 모아놓았는데 아내는 "우리 살림에 무슨 스킨스쿠버냐"며 핀잔을 줄 뿐이었다. 박씨처럼 아내도 모르는 나만의 통장을 관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스텔스 통장을 이용해 봄 직하다.

스텔스 통장은 본인 이외에는 접근이 금지된다. 예금조회도 할 수 없으며 돈을 인출할 수도 없다. 내가 거래하는 은행통장에 아내나 남편이 인터넷으로 접속해 거래를 해도 스텔스 통장 잔액은 아예 나타나지 않아 존재 자체를 알 수 없다.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아 존재를 알 수 없는 스텔스기(機)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통장은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악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개인의 비밀금고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은행은 '전자금융거래 제한계좌'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특정 계좌에 대해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하고 싶을 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은행창구나 인터넷뱅킹으로 신청할 수 있다.

제한계좌로 등록되면 인터넷뱅킹 등 전자거래시 조회가 되지 않아 거래를 할 수 없고 오직 창구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계좌정보 보호제도'서비스도 제공한다. 본인의 요청에 따라 계좌정보를 특정 은행창구에서만 조회가 가능하도록 해 고객의 계좌정보를 보호한다.

신한은행도 인터넷뱅킹 로그인을 하면 감춘 계좌는 목록에 나타나지 않는 '계좌 감추기'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파이어 월(Fire wall)'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모든 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 신청계좌에 대해 영업점에서만 등록과 조회, 지급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기업은행이 예금잔액 1,000만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잠금서비스'도 신청계좌에 대해 창구를 방문할 때에만 지급과 조회가 가능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통장 개설 영업점 이외의 다른 영업점에서는 자금인출과 조회가 불가능하고 오직 본인만이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텔스 통장은 자신만의 비자금을 남에게 들키지 않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 거래가 불가능하다거나 계좌를 개설한 은행창구만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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