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화합·남북 화해' 남긴 뜻은 우리 몫

2009. 8. 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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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거 후에도 '남북 화해'를 위한 가교가 됐다. 또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병상에서의 37일'은 동과 서, 진보와 보수가 화합하는 시간이었다. 따라서 김 전 대통령 유지를 받드는 일은 그가 평생 외쳤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국민화합'과 '남북화해'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민주주의' 성숙이 남겨진 과제

= 소설가 김주영 씨(70)는 23일 김 전 대통령 국장이 열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대의 거인이 떠난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착잡합니다"며 "우리나라의 한 세대가 끝나고 다음 세대가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새로운 시대를 열 책임이 있는 우리에게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은 너무도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먼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김 전 대통령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생명까지 위협받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초지일관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 했던 거인이었다"며 "그분 별명이 '인동초'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진태 5ㆍ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광주, 특히 5ㆍ18민주화운동은 온갖 인생 역정과 신군부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해 민주주의를 반석 위에 올렸다는 데 일맥상통한다"며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민주주의와 평화, 남북 관계 개선은 후대가 계승ㆍ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경제고문이었던 유종근 전 전라북도 도지사는 "세간에서 나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 스승이라고 불렀는데 오히려 나는 심부름꾼에 불과했다"며 "우리가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천은 DJ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철학이었다"고 말했다.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은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던 몇 안되는 인물"이라며 "그분이 가시면서까지도 우리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결국 민주주의와 인권 확장"이라고 말했다.

고영구 전 국정원장도 "김대중 정신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것을 꼽아 보면 평화와 민주주의, 평등에 대한 열정"이라며 "애써 이룬 민주주의를 더욱 진작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남북화해' '동서화합' 계기 되길

=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북한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한 조문단을 파견했다. 조문을 위해 서울을 찾은 조문단은 23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했다. 이처럼 김 전 대통령은 서거 후까지 '남북 화해' 물꼬를 텄다.

최병모 전 민변 회장(현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거둔 가장 큰 업적 가운데 하나는 남북 화해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좀 더 건강하게 사셨다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큰 몫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제 그 과제는 우리에게 남겨졌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병상에서 평생 동지이자 경쟁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화해했다.

이를 계기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로 갈라졌던 정치인들도 '지역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 장례기간에 이런 통합 기운은 감지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김 전 대통령 고향 전남 신안군 하의도 주민들은 "두 마을 간 교류로 영ㆍ호남 화합의 디딤돌을 놓자"고 약속했다.

이런 움직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심각한 지역갈등을 없애야 한다는 전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 실마리는 정치권에서 풀어 나가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광주ㆍ전남 추모위원장을 맡은 지선 스님은 "지역갈등이나 김 전 대통령에 의지하면서 민주당 세력들이 기득권을 누린 것도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지역갈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 손동우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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