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짐승남' 이 뜬다

2009. 8. 18.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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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카리스마' 남성미…열애소식… 여성팬 '특별함' 대리만족

짐승. 사람을 제외한 동물을 가리키는 단어다. 간혹 사람을 표현할 때도 쓰인다. 통상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매우 잔인하거나 야만적인 사람을 비하하거나 혹은 저돌적이고 엉큼한 남성을 돌려 부를 때 쓴다.

연예계에 짐승 같은 남성, 일면 '짐승남'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물론 후자의 의미를 갖는다. 한 동안 연예계의 대세로 자리잡던 '훈남'이 짐승남의 기세에 눌리는 모양새다. "짐승!"이라는 핀잔을 듣던 거칠고 투박한 남성들이 여심(女心)을 흔드는 대표적 남성상으로 대두됐다.

선두주자는 단연 그룹 2PM이다. 조각 같은 얼굴과 호리호리한 몸매로 대변되는 아이들 그룹이 근육질 몸매를 갖춘 2PM을 만나 '짐승돌(짐승+아이들(idol))'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누나들이 보호해주고 싶던 아이들 그룹에서 누나들까지 품을 수 있는 아이들 그룹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2PM은 기존 아이들 그룹과 상반되는 이미지로 가요계에 군림하고 있다. 춤도 틀에 맞춘 안무를 뛰어넘어 기계체조를 연상시키는 애크로배틱 춤으로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기존 그룹들이 가지지 못한 거칠고 강한 이미지는 현재 가요계에서 2PM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짐승남으로 분류되는 남자 연예인들의 잇따른 열애 소식도 일반인 여성들의 모방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방송인 노홍철과 가수 길이 그 주인공이다. 노홍철과 길은 각각 일등 신부감이라고 꼽히는 가수 장윤정, 섹시한 이미지의 박정아를 '반쪽'으로 맞았다. 장윤정과 박정아는 나란히 "자상함과 사려 깊음"을 두 사람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노홍철과 길은 장난스럽고 거친 이미지와 달리 여자친구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다정하고 따뜻한 남자친구라고 한다. 자신에게만 특별하기를 바라는 여성의 심리를 충족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짐승남을 찾아볼 수 있다. 40%에 육박하는 전국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 월화특별기획 <선덕여왕>(극본 김영현ㆍ연출 박홍균, 김근홍). 말수가 적고 싸움에 능한 김유신(엄태웅) 비담(김남길) 알천(이승효)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선덕여왕>의 관계자는 "우직한 김유신과 알천은 <선덕여왕>을 시청률 30%까지 이끈 주인공이다. 이달 초부터 등장한 김남길은 투박하고 지저분한 외모, 반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말투 등 짐승남의 표상이다. 김남길이 합류한 후 여성 시청층이 두터워지며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40%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짐승남은 과거 '터프가이'와 일맥상통하는 신조어다. 배우 최민수 최재성 등을 거치며 한 시대를 풍미한 터프가이들은 '꽃미남' '초식남' '토이남'과 같은 여리고 예쁜 남성의 홍수를 거친 후 2PM 이후 짐승남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훈씨는 "요즘은 테마형 트렌드가 주로 형성되고 있다. 과거 '나쁜 남자'와 같은 성향적 분류가 많았다면 최근 '초식남' '건어물녀'와 같은 테마를 가진 신조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짐승남도 그 일종이라 할 수 있다.

훈남과 꽃미남이 각광을 받다가 2PM과 같은 새로운 이미지가 창출되자 반발 형태로 새로운 이상형이 대두된 것이다. 왕성한 소비력을 가진 신세대는 이런 모습을 곧바로 '짐승남'이라는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어 버렸다"고 분석했다.

트렌드의 잦은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창의적인 생산은 없고 현상에만 집중하는 맹목적인 소비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김훈씨는 "일명 '눈팅(남이 써놓은 글을 수동적으로 읽기만 하는 행위)'에 익숙한 네티즌은 트렌드에 쉽게 휩쓸린다.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 보다는 정보를 퍼나르고 짜깁기하는데 익숙해져 간다. 결국 문화적 깊이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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