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유영철이 살던 집 어떻게 되었을까

2009. 8.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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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진짜 '사연'있는 곳은 여전히 '쉬쉬'

흉가는 어떻게 발굴되는 걸까. 3만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다음 흉가체험 동호회는 전국에 지역모임을 두고 있다. 지역모임 회원들이 '제보'를 하면 운영진이 그 집에 얽힌 사연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전답사한다. 이렇게 발굴되는 흉가는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미 널리 알려진 몇몇 곳을 제외하곤 동호회 밖으로 공개하길 꺼려한다. 흉가의 구체적 위치는 번개행사를 하더라도 비밀에 부쳐진다. 소유주와 갈등 때문이다. '안성폐가'와 '인제흉가'의 경우 소유주가 흉가로 알려지는 것을 거부했다. 안성과 단양의 흉가는 지금은 철거됐다. 서울에는 면목동과 상도동의 흉가가 유명했다. 이동욱 흉가체험 동호회 연합회장은 "종교단체가 들어가 사는 경우도 있는데, 진짜 사연이 있는 집이라면 보통 사람이 들어가 살진 않는다"고 말했다.

동네주민들 언급 꺼려

가장 유명했던 흉가는 전농동 흉가. 1980년대 중반, 여기에 나붙은 경고문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내용은 이랬다. "귀신이 있다는 사실을 믿고 찾아오신 분이 있다면 여러분 자신이 딱한 분이며, 그러한 행동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동네주민들에게는 '그 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나오면 집을 꽁짜로 줄 뿐 아니라 1년동안 전기세, 수도세를 안받는 다더라'는 소문이 나 있었다. 그곳은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Weekly 경향' 은 7월 30일 그곳을 방문해 보았다. 전농동 사거리에서 배봉산 방향. 전언처럼 교회가 들어서 있었다. 송모 담임교사는 "이곳은 흉가도 아닐 뿐더러 당시 노숙자들이 장난을 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동네 주민도 이미 20년 넘게 세월이 흐른 탓인지 비교적 무덤덤했다.

지난 2002년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응암동 지하공장은 어떻게 됐을까. 지하실 계단에서 여성 변사체가 발견된 뒤 추적해 보니 지하실을 거쳐간 세입자 6명이 줄줄이 사망했다는 사연이 있는 곳이다. 이른바 '응암동 괴담'이 만들어진 곳이다. 취재는 쉽지 않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서부경찰서는 "정확한 사건명이나 피의자 성명을 모르면 알 수 없고, 또 2002년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물어 물어 방문했다. 동네 주민들은 자세한 언급을 꺼려했다. 주부 정모씨는 "시간이 흘렀지만 끔찍한 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일이 꽤 흘렀지만 현재 그곳에는 아무도 들어와 있지 않았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입구는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동네 주민들은 "창고로 쓰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집은 어떻게 됐을까. 당시 경찰 발표를 보면 유영철은 자신의 집 목욕탕에서 시신 11구를 '처리'했다. 유씨가 살던 오피스텔은 마포구 노고산동에 위치해 있다. 소문은 누군가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역시 동네 주민들은 언급하길 거부했다. 동네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모씨가 사연을 전했다. "현재 한 여성이 살고 있다. 그 여성은 그곳이 유영철이 살던 곳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방세는 상당히 싸게 해서 들어왔다는 말을 들었다."

기자들은 유영철의 집을 방문했다. 현관은 굳게 잠겨 있었다. 입구의 우편물로 보아 누군가 거주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유영철의 집과 맞은편 집 모두 한동안 드나들지 않았는지 우편물이 쌓여 있었다. 동네 주민 김모씨는 "그 일이 발생하고 어수선해 이 동네가 장사가 잘 안됐다"면서 "주민들을 위해 이런 이야기는 묻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김슬기 인턴기자 0918tmf@hanmail.net>

<배하나 인턴기자 -hankik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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