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 (2) YG 엔터테인먼트
'개그콘서트'의 한민관이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하라고 소리치지만, 아무한테나 연락했다간 가시밭길이 기다리기 십상이다. 스타가 되고 싶다면 제일 먼저 연락해 봐야할 곳은 이른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지만 그 구멍만 통과하면 십중팔구 스타가 된다. 스타가 되고 싶은 예비 스타 지망생이라면 제일 먼저 떠올려볼만한 대한민국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는 어디 있을까.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이 배출한 스타, 스타의 데뷔 시절 이야기, 예비 스타가 갖춰야할 자질, 연습생 선발 요강 등을 매주 시리즈로 소개한다. < 정경희 기자 gumnuri@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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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패밀리가 되고 싶다면, 2NE1을 벤치마킹하면 된다. 데뷔 두달만에 '롤리팝' '파이어' 'I Don't Care' 등 세 개의 히트곡을 연달아 쏟아내며 6만명의 팬을 확보한 그녀들의 과거사를 반추하면 YG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 지 그림이 그려진다. 슈퍼신인 걸그룹 2NE1의 주역 씨엘, 공민지, 산다라박, 박봄의 'YG 입문기'를 들어봤다.
무명의 그들은 어떻게 YG 패밀리가 됐을까. 어릴 때 얘기부터 들어봤다. 공통점은 노래와 춤을 미친 듯 좋아했다는 것.
메인 보컬인 봄은 컴퓨터로 좋아하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똑같이 따라했다. R & B, 팝, 힙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습했다. 보컬과 랩을 맡은 공민지는 한국무용가 공옥진 여사의 손녀 답게 어릴 적부터 춤을 좋아했다. 힙합 뮤지션들의 뮤비를 보며 따라했다고. 산다라박은 YG 입문 후에 힙합을 배웠다. 걱정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으나 하이피치의 보컬이 오히려 2NE1을 보다 대중적인 걸그룹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평. 랩과 보컬을 맡고 있는 씨엘은 어릴 적부터 힙합 음악을 접하며 살았다.
클래식 악기 수업은 가수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아닌 것 같다고 이구동성. 봄은 첼로 플루트 피아노 등을 두루 배웠지만, 민지는 어릴 적에 피아노를 잠깐 친 정도이며, 씨엘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지만 적성에 너무 안 맞아 괴로웠다고.
바늘구멍 오디션 통과 과정이 궁금하다. 공민지는 지인이 UCC 동영상을 YG 홈페이지에 올려준 게 우연히 양 대표의 눈에 띄어 발탁된 케이스. 산다라박은 '인간극장' 출연당시 방에 세븐 사진이 걸려 있는 걸 본 기획사 헌터가 연락을 취해와 인연이 됐다. 씨엘은 데모테이프를 꾸준히 우편으로 보내다 연락이 안오자 아예 사무실 앞에서 뻗치기를 하면서 양 대표에게 직접 건넨 후 오디션을 볼 기회를 얻어 통과됐다. 박봄은 숱하게 고배를 마셨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번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준 덕에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
오디션을 통과해도 혹독한 연습생 시절이 기다린다고 겁주는 이들이 많은데, 2NE1은 연습생 시절이 즐거웠다며 종알종알 이야기한다. "보컬 레슨을 받고, 춤 수업 받고,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하고, 선배님들과 교류하고.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든 기억은 없어요."
특별히 YG 식구가 되려면 갖춰야할 자질 같은 게 있을 것 같아 물었다. "연습생 때부터 지금까지 귀가 닳도록 듣는 얘기가 있어요. 먼저 인간이 되어라! 음악을 즐길 수 있어야하고. 힙합을 중심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힙합을 좋아해야할 것 같아요. 우리끼리 하는 얘긴데 YG 패밀리는 모두 '예의바른 갱스터'의 기질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여자라면 예쁘거나 멋있는 것 보다는 조금 다른 미를 추구해야하죠. 특이하고 개성 강한 여자여야 해요. 한마디로 터프한 캐릭터? YG에 여자가 별로 없기도 하죠. 거미 선배님이랑 무가당의 은주 언니 밖에 없잖아요. 또 노래, 랩. 춤…. 이런 건 기본으로 보고, 여기에 각자의 개성과 끼를 봐요. 목소리든 춤사위든 자기만의 컬러가 있어야한다는 얘기죠. 저희도 2NE1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기본 색깔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연습생 시절을 거치며 발전하고 색이 분명해졌지만 원색은 유지되는거죠."
데뷔 석달도 안돼 가는 곳마다 사인 공세에 시달려야하는 스타가 됐다. 단기간에 이런 실적을 만들어낸 비결을 그녀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구성원끼리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잘 되요. 대표님부터 프로듀서, 안무가, 가수. 모두 외부인이 아니라 한 식구거든요. 정색하고 만나서 뭘 해보려는 게 아니라 오가면서 편하게 얘기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죠. 가수 선배님들도 시간 될 때마다 사무실에 나와 저희들이 노래하는 거 모니터해주시고 조언해주세요. 좋은 아이디어가 적절한 타이밍에 나오고, 시장에서는 예상했던 반응이 터져주고. 이 모든 게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 덕분인 것 같아요."
< 정경희 기자 >
YG의 신인 양성 시스템은? |
보컬-춤-외국어 '소수정예 영재교육'… 2주에 한번씩 점검받아 |
YG 신인 양성 시스템은 영재교육, 소수정예, 자율성의 틀 속에서 보컬, 춤, 외국어, 체력단련 등 4가지 트레이닝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단 연습생으로 선발되면 보컬, 춤, 외국어, 체력단련 등 4가지 테마로 트레이닝이 진행된다.
보컬은 전담 트레이너가 주 3회 이상 기본 발성과 안정된 라이브를 위한 가창력 지도를 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또 주 3회 이상 다양한 종류의 춤(크럼핑, 팝핀) 등을 가르친다. 1년에 2회 이상 세계적인 댄서들을 초청해 레슨을 진행하기도 한다. 외국어 교육에도 신경쓴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연습생이 원하는 외국어를 선택해 주 3회 이상 교육시킨다. 체력단련은 기본이다. 눈에 띄는 점은 양현석 대표가 2주에 한번씩 연습생들이 얼마나 발전했는 지 직접 확인한다는 것.
다른 기획사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YG 신인 양성 시스템의 특징은 영재교육, 소수정예, 자율성 강조에 있다.
영재교육은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2NE의 씨엘, 공민지처럼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엿보이는 친구들을 조기에 발굴해 개개인에게 맞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가진 재능을 극대화시킨 것이 좋은 사례.
YG는 또 소수정예를 지향한다. 자칫 한 사람의 인생을 허비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만큼 연습생 선발을 최대한 신중하게 하며 최소한의 인원만 하려고 한다는 것.
끝으로 주입식으로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하도록 만드는 자율성도 YG만의 특색 있는 컬러.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각자가 자기의 재능을 극대화시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정착돼 있다.
2001년 열세살 때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에 최연소로 참여했는데, 우연히 이 노래를 접한 양 대표가 가능성을 보고 직접 스카우트해 연습생이 된 케이스다.
칠전팔기의 산증인. 모 케이블 채널의 신인 가수 발탁 프로그램에 탈락했던 뼈아픈 경험도 갖고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YG의 문을 두드려 결국은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춤을 특기로 내세웠다가 오디션에서 계속 고배를 마시자 발라드곡을 준비해 가창력 부분도 어필, 양 대표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고.
정식 오디션을 거친 멤버. 평범한 듯 했지만 그의 센스를 눈여겨본 양 대표가 과감하게 발탁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 보인 숨은 보석이었다.
지누션의 'AYO' 뮤직비디오에 아역 연기자로 출연했다가 연예쪽 일에 재미를 느끼고 당돌하게 양 대표에게 직접 "연습생이 되고 싶다"고 제안을 했고 태양의 스타성을 눈여겨본 회사 측이 오케이 사인을 내면서 들어오게 됐다고. ⑤ 탑=지드래곤의 친구 자격으로 회사에 소개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뚱뚱하고 준비가 안 돼 눈길을 끌지 못한 경우. 그러나 1년 후 몰라볼 정도로 살을 뺀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가수로 키워 달라"고 나와 양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친구. |
신인 양성 시스템으로 빅뱅 등 발굴 |
지누션-세븐-거미-구혜선 등 소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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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 대표가 이끌고 있는 YG 엔터테인먼트는 96년 현기획으로 출발, 98년 양군기획으로 이름을 바꿔 지누션 1집 앨범과 양현석 솔로 앨범, 원타임 1집 앨범 등을 내며 본격적인 음반 기획 및 가수 양성 사업을 시작했다. 출범 후 10여년간 배출한 스타가 지누션, 세븐, 휘성, 빅마마 등. 2006년부터는 본격적인 신인 양성 시스템을 도입, 빅뱅을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냈다. 올해는 여자 빅뱅 2NE1을 데뷔 두달만에 톱 걸그룹 반열에 올려놨다. 특히 빅뱅의 경우 단순한 음악 뿐만 아니라 패션, 광고,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시키면서 아이들그룹의 사회적 위상을 바꿔놨다. 현재 소속돼 있는 배우는 지누션 세븐 원타임 거미 무가당 빅뱅 2NE1 등이며, 정혜영 강혜정 구혜선 허이재 등 연기자들도 상당수 활동중이다.
우편 접수를 받는다. 간혹 신인 선발대회를 열어 인재를 찾기도 하지만 다른 기획사들처럼 정례적으로 공개 오디션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가수 지망생들에게 희소식이 하나 있다. 조만간 공들여 준비해온 온라인 오디션 사이트를 오픈한다. Q:가수 아카데미 같은 데 다니는 것이 오디션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A:안한 것 보다 나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배운 게 아니라면 오히려 안하니만 못할 수도 있다. 잘못 길들여진 버릇은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대로 배울 수만 있다면 나쁠 건 없다. Q:절대로 합격할 수 없는 부류가 있다면. A:게으른 사람은 절대 안된다. YG는 성실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다. 빅뱅 태양의 경우 연습생 시절에 아파도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와 수업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친구와 노는 걸 포기하고 연습실에서 살다시피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일만 한 친구들이 지금 스타가 돼 원하는 바를 누리고 있다. Q:YG 패밀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연습생으로 들어간다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진 이들 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이들을 찾고 있다. 주변에서 노래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해볼까 하고 오기 보다는 냉정하게 내 꿈이 무엇인 지를 고민하고 찾아주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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