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흑자 규모 '20위→5위' 껑충
OECD회원 30개국 조사
한국 1분기 22억불 흑자
"세계 수출경기 최악 탓"
일부 긍정론 경계 목소리도
한국무역이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체질을 바꿨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작년 1분기 20위로 하위권이었던 것과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다.

20일 OECD 집계 결과, 올해 1~3월 우리나라는 상품 수출 259억5000만달러, 수입 237억1000만달러로 약 22억3000만달러 상품수지 흑자를 냈다. OECD가 발표한 금액은 과거와 현재의 수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조정한 환산 달러로 실제 각국 발표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다. 상품수지 순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 무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이익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올 1/4분기 기준 1위는 독일(99억1000만달러)이었고 이어 노르웨이(44억1000만달러), 네덜란드(42억3000만달러)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4위 아일랜드(39억달러)에 이어 다섯 번째로 흑자를 많이 낸 국가로 올라섰다. 우리나라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일본이었다. 작년 1/4분기 상품수지 실적이 2위였던 일본은 올 들어 순위가 24위로 추락했다.
작년만 해도 한국의 처지는 크게 달랐다. 지난해 1/4분기만 해도 우리나라 상품수지는 12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이 기간 수출액은 345억4000만달러였지만 수입액이 358억달러에 달하면서 많은 적자를 냈었다. 당시 상품수지 실적은 30개 OECD 회원국 가운데 20위에 그쳤었다.
올 들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적게 줄어 상품수지 순위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 작년 1/4분기 OECD 30개 회원국 중 10위였던 한국 수출액 순위는 올 1~3월 캐나다를 제치고 9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올해 수입액 순위는 작년과 같은 10위를 유지했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OECD는 최근 내놓은 '국제무역 통계(International Trade Statistics)' 보고서에 따르면 올 1/4분기 주요 7개국(G7)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8%나 급감했다. 부동의 1위 수출국가 독일 역시 같은 기간 23.3%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세계 무역 경기 한파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OECD는 강조했다.
한국이 수출을 잘해서 상품수지 순위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수출경기가 최악이었기 때문에 얻은 반사 이익이란 분석이다. 지난 6월 우리나라는 72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상품수지) 흑자를 내는 등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은 여전히 두자릿수(퍼센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 흐름에 따라 슬금슬금 올라가고 있는 유가도 하반기 우리 경제에 최대 불안요인이다. 올라간 상품수지 순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무역수지 개선 노력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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