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김종력기자의 피버피치]이영표의 사우디행이 걱정되지 않는 이유

2009. 7.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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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표(32)의 별명은 '초롱이'다. 눈빛이 초롱초롱한 이유도 있지만 그의 영리한 플레이에 축구팬이 붙여준 애칭이다. 실제로 그를 인터뷰하면 '똘똘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질문의 요점을 명확히 파악해 원하는 답변을 간결하게 해준다. 이영표를 9년간 옆에서 봐 온 지쎈의 류택형 이사도 "공부를 했어도 아주 잘했을 것이다. 상황 판단이 뛰어나고 언제나 신중하다"며 '똑똑한 영표씨'를 설명했다.

 14일 인천공항. 유럽 무대를 뒤로 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이영표가 출국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알 힐랄 선수단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아직 유럽에서 뛸 수 있음에도 낯선 사우디로 향하는 이유를 묻자 "설기현에게 듣기로 사우디 선수들은 아주 순수하고 착하다고 한다. 또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고, 축구 팬의 열기도 유럽 못지않다고 들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고 답했다.

 축구 선수는 새로운 팀을 선택할 때 다양한 조건을 고려한다. 선수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연봉이 최우선 고려 조건이다.

 하지만 이영표는 다르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이나 잉글랜드 토트넘, 독일 도르트문트, 그리고 알 힐랄까지. 이영표는 연봉에 앞서 '내가 과연 그곳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영표는 먼저 사우디 리그를 경험한 설기현을 통해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 있는지 살펴봤다는 얘기다.

 이영표는 "팬에게는 갑작스러울지 모르지만 1년 전부터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다. 안정적인 경기 출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가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신중한 결정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축구 선수로는 나이가 많지만 인간으로는 아직 어리다. 남들은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하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 어려운 길이어서 더 가야만 한다"며 철학적인 답변을 덧붙였다.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주 마주친 사우디지만 그들의 프로 리그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이영표의 사우디행 소식에 많은 축구팬이 고개를 갸우뚱했던 이유다.

 하지만 '초롱이' 이영표는 언제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곳'에서 행복한 축구를 해왔다. 이번에도 똘똘한 이영표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믿는다. 그의 알 힐랄 행이 걱정스럽거나 안타깝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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