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할머니 호흡기 제거..입원부터 존엄사 집행까지

배민욱 입력 2009. 6. 23. 14:29 수정 2009. 6.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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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내에서 첫 존엄사가 집행됐다.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은 23일 오전 10시21분께 존엄사 논쟁의 당사자였던 김모 할머니(76)의 호흡기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거했다.

김 할머니가 식물인간상태에 빠진지 1년3개월여만이다.김 할머니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해 2월15일이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같은 달 18일 폐 조직검사 중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인공호흡기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병원측은 "살아있는 환자에 대한 치료를 중단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가족들이 3개월 후 병원과 담당 의사를 상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지해 달라"며 소송을 내면서 이른바 존엄사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11월28일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고 싶다'는 환자 본인의 뜻에 따라 호흡기를 떼라"고 결정하며 존엄사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연명은 인격적 가치를 제한하기 때문에 병원은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병원측은 당시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했다. 서울고법도 항소심에서 회복 불가능한 환자의 추정적 의사표시를 존중, 연명치료의 유형인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병원측은 2심 판결도 불복해 상고를 결정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1일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했고 연명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존엄사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 결국 호흡기 제거를 허용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세브란스병원은 윤리위원회 검토를 거쳐 한달만에 존엄사를 시행하게 됐다. 결국 세브란스병원이 이날 김 할머니의 호흡기를 제거함으로써 1년 넘게 지속된 존엄사 허용 논쟁은 일단락된 셈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김 할머니가 식물인간이 된 것은 병원측의 책임이라며 소송을 제기,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관련사진 있음 >배민욱기자 mkbae@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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