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서 집단적 의사표현 피해야"

입력 2009. 6. 15. 21:50 수정 2009. 6. 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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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취임 3돌 오세훈 서울시장

폭력적으로 표출되는 의견대립외신타고 국가브랜드 악영향

"서울광장을 집단적 의사 표현의 장소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3돌을 맞아 지난 12일 서소문 서울시청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기간에 서울광장을 분향소로 개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광장에서 폭력적으로 표출되는 의견이나 대립 상황들이 외신을 타고 외국으로 퍼져 국가 브랜드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준다는 점을 헤아려 달라"고 덧붙였다. 서울광장 개방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사이에 권한·책임 공방이 있었으나, 서울시도 서울광장을 분향소로 사용하는 데는 부정적이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오 시장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제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보수·진보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열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때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광장 관리자서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정치·사회적 성격의 집회·시위가 이 세 곳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 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최근 재개발 등 주택 정비사업에서 공공의 적극적 개입을 포함하는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회의 개선안을 내놓았다. 찬반이 엇갈리는 이 개선안에 대해 오 시장은 "'재개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재개발 사업에서 과도한 이득을 얻어온 소수 기득권자들에 지나지 않는다"며 개선안을 그대로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오 시장은 이미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구성된 지역에서 이번 정책을 적용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방안도 설명했다. "공공 관리를 받겠다는 추진위나 조합에 이자가 싼 시 소유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기금 지원 범위를 확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조례를 개정하겠습니다."

경인운하로 중국 부자 몰릴 것대운하 편승 '무조건 반대' 안돼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오 시장이 선거 때 공약했던 대표적 사업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와 연계돼 있고 반환경적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오 시장은 "한강 둔치에 콘크리트 뜯어낸 것을 잘했다고 하는 칭찬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한강의 전체 콘크리트 둔치 가운데 86%를 걷어내고 생태 호안으로 바꾸면서 군데군데 특화지구를 조성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원래 있던 축구장 같은 공간을 다른 용도로 바꾸고 있을 뿐 풀밭을 없앤 경우는 드문데도 녹지를 갈아엎는다고 마구 비판을 해요."

오 시장은 경인운하를 이용하는 한국~중국 사이 국제 유람선에 대해서도 비판자들과 의견을 달리했다. "'칭다오에서 한 시간이면 서울에 오는데, 누가 10시간씩 배를 타고 서울로 오겠느냐'며 반대하는 주장은 70년대 산업발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고예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되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추구하게 됩니다. 경인운하가 뚫리면 1억명이 넘는 중국 동부의 부자들 가운데 경인운하를 통해 크루즈 여행을 즐기며 서울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는 오히려 "경인운하와 경부운하는 태생, 기능, 가치가 모두 다른데도 현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경부운하에 반대하는 논리에 편승해 경인운하까지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취임 3년 동안 '디자인 서울' 정책,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역점을 두고 펼친 사업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복지정책'에 긍지를 느낀다고 했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가난해서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던 어린 시절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자활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 플러스 통장' 등 '희망 드림 프로젝트'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몇만명의 시민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생각하면 며칠 동안 에너지가 지속될 정도로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시 조직 쇄신 작업과 관련해선 아쉬움도 남는다고 했다. 그는 "조직을 환골탈태, 일신시키기 위해 인사개혁 등 쇄신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다 보니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미안해했다. 이어 오 시장은"한번은 꼭 감수해야 할 과제라고 독하게 추진했는데 덕분에 체질이 많이 바뀌어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직원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글 윤영미 김경욱 기자 youngmi@hani.co.kr, 사진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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