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이광재에 "고개숙여 사과"(종합2보)

입력 2009. 6. 11. 23:19 수정 2009. 6. 1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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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 대통령 서거 후 이광재 의원 첫 공판(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11일 자신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깨끗하게 정치를 하려는 사람한테 못할 짓을 했다.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공개적으로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 전 회장은 "평소 이 의원이 젊은 정치인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해 여태까지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며 "이번 일은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전 회장에게 직접 "2002년 2억원, 2003년 2억원, 2004년 1억8천~2억8천만원 등 수차례 자금을 주려고 했고 그때마다 '필요하면 말씀드리겠다'며 거절하거나 돌려보낸 일을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박 전 회장이 모두 기억한다고 답하자 "저한테 이러시면 정말 죄짓는 겁니다"라며 다소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차례 연기됐다 재개된 이날 공판은 박 전 회장이 이 의원에게 돈을 건넨 구체적인 경위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이 의원의 거절에도 수차례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술한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박 전 회장은 "2006년 4월 서울 한 호텔 식당에서 미화 5만 달러를 건넸으나 이 의원이 거듭 거절해 옷장 안에 두고 먼저 나왔기 때문에 가져갔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또 "서울에서 5만 달러, 베트남 태광비나에서 5만 달러, 미국 뉴욕 K한인식당에서 2만달러를 이 의원에게 전달한 것은 맞다"고 검찰 수사 때 한 진술을 고수했다.

반면 이 의원 측 변호인은 박 전 회장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돈이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점과 이미 수억원을 건넸지만 거절해온 이 의원이 돌연 훨씬 소액을 받았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이 의원은 앞선 공판에서 "돈을 받지 않으려 정말 노력했고 실제로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며, 함께 기소된 이 의원의 전 보좌관 원모씨는 베트남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5만 달러, 국내에서 2천만원을 받았지만 이 의원에게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의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다.

구속 상태인 이 의원은 양복 차림의 말끔한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했으며 푸른색 수의 차림으로 나온 박 전 회장은 이틀 전 자신의 공판 때보다는 한결 생기 있는 모습으로 장시간 이어지는 신문에 응했다.

이 의원은 부인이 2004년 3월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사돈으로부터 신성해운 돈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2004~2008년 박 전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14만 달러,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4월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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