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2009. 5. 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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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현대사 다룬 블랙코미디 '짬뽕'

"5·18 항쟁을 코믹함과 감동으로 보여줬습니다."

"극 초반 무대에 나가 자장면을 맛있게 먹던 그 남자 관객은 극 후반에 내 뒤에서 울고 짜고 난리가 났다."

"5월을, 당신들을 잊고 있어서,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대학로 두레홀 1관에서 공연중인 극단 산의 연극 <짬뽕>을 본 관객들의 후기 모음이다. 이 작품은 "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건드린다.

1980년 5월 중국집 춘래원에서 소박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뜻하지 않게 5·18 항쟁에 휘말리며 희생된다는 이야기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그렸다. 갖은 고생 끝에 중국집을 열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신작로'와 다리를 저는 장애인 동생 '신지나', 고아 출신 배달원 '백만식', 신작로가 사랑하는 다방 종업원 '오미란'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5·18의 격랑 속에 휘말려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85분 동안 객석의 웃음이 끊이지 않지만 극 후반부에 치달으면 여기저기 훌쩍거리는 소리가 공연장을 메운다. 윤영걸 김원해(신작로 역), 장재권 허동원(백만식), 강수영(오미란), 채송화(신지나), 이건영 임진웅 송윤선 권겸민(멀티 역) 등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다.

2004년 극단 대표 윤정환씨의 극본과 연출로 초연된 <짬뽕>은 지난 4년간 꾸준히 공연되면서 '짬뽕 마니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한편 극단 쪽은 공연 직전 관객 중 2명을 뽑아 짬뽕과 자장면을 1980년대 가격인 250~300원으로 무대에서 시식하게 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생일이 5월18일인 이들은 전석 1만원에 예매할 수 있다. 6월28일까지. (02)741-051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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