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파인힐스CC 김헌수 사장이 사는 법
[머니투데이 방형국골프담당기자][창조와 감동, 솔선수범의 '3박자 경영'...고객감동의 비결]
전라남도 순천의 '순천 파인힐스'CC에는 사장은 있지만 사장실이 없다. 사장이 일하는 사무실 문에 '사장실'이라는 명패 대신 '창조실'(創造室)이라고 쓰여있는 명패가 붙어있다.
'창조실'에 들어서면 사장이 집무를 보는 책상은 물론 칠판도 모자라 벽에까지 빼곡하게 붙어있는 '포스트잇'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포스트잇에는 각종 아이디어가 깨알같이 적혀있다. 파인힐스CC가 내놓는 각종 아이디어의 산실답다.

창조실은 사장실이 아니어서(?) 누구나 출입을 할 수 있다. 경기도우미(캐디)도 좋은 생각이 나면 언제든지 창조실 문을 열고 들어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전라남도 순천 파인힐스CC의 사장은 경상남도 의령 출신의 검헌수(58) 씨다. 그가 이곳으로 온 것은 지난 2003년. 1970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후 안양CC 영업과장, 동래CC 지배인, 경기CC 상무와 전무, 서원밸리GC 사장, 그리고 중국 칭다오의 제너시스골프 & 리조트 사장 등을 두루 역임한 후다.
그가 6년 전 파인힐스 사장으로 옮겨갈 때만 해도 주변에서 말이 많았다. '전라도의 상징적인 명문 골프장인데, 총지배인이면 몰라도 사장을 꼭 경상도 사람을 시켜야 하느냐'는 주면의 볼멘 말들이었다.
이들의 우려가 기우였음이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골프장과 골프장 주인인 회원과 고객만을 생각하는 그의 진정성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 사장은 특유의 '창작-감동-솔선수범 경영방침'으로 헤쳐 나간 것이다.
김 사장은 우선 직원들로부터 수많은 아이디어를 받았다. '추억의 군고구마', '한 여름 밤의 재즈 콘서트', '설날 민속놀이', '춤과 장기자랑으로 하는 월례회의' 등이 김 사장과 직원들이 함께 짜낸 아이디어의 결과물들이다.
김 사장은 이중 '춤과 장기자랑으로 하는 월례회의'에 가장 애착이 간다. 자유로운 월례회의를 통해 직원들의 기를 충전시킬 뿐 아니라 이들의 분출하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한마당이기 때문이다.
그가 왼쪽 가슴에 붙이고 있는 이름표에는 '이름'만 있다. '사장 OOO'이라는 것에서 '사장'자는 빠져있다. 오른쪽 가슴에는 '스마일' 배지를 항상 달고 있다. 그는 권위적이지 않아 자유롭다.
골프장 입구에서 방문하는 골퍼에게 딱딱하게 하는 군대식 경례를 없애고, 여직원이 찾아오는 내방객에게 반갑게 손을 흔드는 것으로 바꿨다. 부드러워졌다.
김 사장은 회원들의 생일은 물론 입맛까지 파악, 자장면을 좋아하는 회원이 오는 날이면 그 회원만을 위해 자장면을 만들고, 쑥떡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쑥떡을 만들어 내놓는다. 그늘집 직원은 "회원님께서 오시는 것을 알고 미리 만들어 놓았습니다"하면서 그 음식을 내놓는다. 그늘집이 감동으로 따스해지는 순간이다.
경기 도우미 선택제를 도입한 것도 히트작이 됐다. 도우미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 회원이 나를 선택해준데 대한 조그만 감사의 표시로 도우미들이 회원이 좋아하는 음식 등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기도 하고, 생일이면 조그만 선물을 하기도 한다. 회원들은 도우미들의 조그만 정성에 감동할 따름이다.
순천 파인힐스CC에는 쌀 탈곡기가 있다. 쌀 창고에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햅쌀을 보관하고 있다가, 당일에 맞춰 껍질을 벗긴 햅쌀로 지은 밥을 손님들에게 드리기 위해서다. VIP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이 절도 든다.
김 사장은 오전 4시 무렵이면 어김없이 출근해 직접 코스 점검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코스 관리를 담당 부서에만 맡기지 않고 스스로 분무기를 매고 나가 제초 작업을 하거나 스타트 하우스에서 일일이 고객들을 맞이하는 김 사장의 모습은 파인힐스를 찾는 사람이라면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클럽하우스나 스타트 하우스에 커피와 녹차를 준비해 놓고, 손님들이 라운드하기 위해 나갈 때 취향에 따라 직접 커피나 녹차를 따라 준다. 이때 '플레이를 잘 하시라'는 덕담도 나누고, 회원의 '애경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한다.
커피와 녹차를 무료로 주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그까짓 거 얼마나 된다고. 고객에게 또 오고 싶어 하는 감동을 느끼게 해서 또 오시도록 하는 게 남는 것"이라며 강행했다. 회원과 고객에게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 같은 '창작-감동-솔선수범'으로 이어지는 '3박자 경영방침'으로 김 사장은 수도권과 거리가 먼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경영에 관한한 가장 주목 받는 인물로 떠올랐으며, 순천의 스타로도 자리 잡았다.
한 행사장에서 순천시장이 김 사장을 "선거에 출마하면 내 자리를 위협할 인물"이라고 소개한 것은 유명한 일화.
순천 파인힐스CC의 회원은 40%가 광주시에 거주하고, 30%는 순천 주변에 거주하며, 나머지 30%는 경상도 거주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거제도는 물론 대구에서 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하나가 되는 골프장인 것이다.
"와 이라노 하는 경상도 사투리보다 아따, 뭐땀시 그란당가 하는 전라도 사투리가 먼저 나옵니다"라고 이제 '전라도 사람'이 다 된 김 사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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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형국골프담당기자 bhk@<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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