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봉이냐"..신학기 교육물가 스트레스 '와장창'

2009. 3. 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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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만 둘이에요. 중학교 하나, 고등학교 하나. 그런데 월급과 교육비가 거꾸로 가니 '희망의 새학기'가 아니네요."

서울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승현(41ㆍ여)씨는 새학기를 맞아 어느 때보다 한숨이 깊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고통분담'이라는 명목으로 회사 측에서 소규모 임금 삭감을 당했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과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예년보다 올랐다는 느낌이다. 그는 "내가 입고 먹는 건 아껴도 애들에겐 최고만 주고 싶은데 요즘은 자녀들에게 미안할뿐더러 부모로서 자괴감마저 든다"고 털어놓는다.

업계에 따르면 교복값은 올 들어 평균 10% 이상, 각종 참고서 값도 대부분이 권당 1000원 이상 올랐다. 문구류 값도 전반적으로 뛴 데다 동결한다던 학원비 역시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라는 게 학부모들의 성토다. 경기 침체와 교육비 인상 사이에서 학부모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다.

먼저 참고서의 경우, 특히 길게는 수십년째 내용 변동이 미미한 이른바 '바이블' 형 기본개념서까지도 권당 1000-1200원 정도가 올랐다. 종전 가격의 5% 이상 인상된 것으로, 역대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성지출판사의 '수학의 정석', 천재교육 '해법수학'이 각각 1000원씩 인상됐고 EBS 교재들도 대부분 1200원 정도 인상됐다. '표지도 잘 안 바뀐다'는 이들 참고서의 가격이 오른 이유에 대해 출판사 측은 '종잇값 인상'을 이유로 든다. 올 들어 교육과정 일부가 개정돼 단원 배치 등이 바뀐 것도 한몫 했다. 천재교육 관계자는 "나머지는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최근 종잇값 원가 인상분이 20-30%에 달해 불가피하게 인상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큰 수익을 올려온 이들 '바이블' 참고서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데는 좀더 신중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성토도 나온다.

낙서와 필기를 감수하고도 중고 참고서를 구입하려는 학생과 학부모의 손길도 바빠졌다. '옥션'에서 2년째 온라인 헌책 판매를 하고 있는 K모 업체 운영자는 "2007년에 비해 2008년 매출이 70-90%까지 늘어났다"며 "최근 6개월간 '수학의 정석'만 200여권을 팔았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상태가 좋으면 정가의 절반 정도를 받지만 낙서가 많은 경우 1000원대부터 파는데 이것 역시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교과서값 부담도 늘었다. 교육과정 개정으로 '워크북' 개념이 생기며 '1권짜리'가 2권이 됐고 인쇄 기본 색상 수도 늘어 인상 요인이 생긴 것. 저가의 문구류마저 뛰었다. 800원대 이하였던 저가 공책, 연습장류가 1000원대로 오르고 트렌드에 민감한 학생들이 팬시용품 점에서 즐겨 찾는 다이어리류도 1만원 넘는 상품이 많아졌다.

교복값은 당국과 업계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평균 10% 이상 오른 상태다.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유명 업체에서 구입할 경우 25만원선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30만원대 교복도 늘어났다. 중소 영세 업체에서 구입해도 10만원대 후반대가 일반적이다. 이러다보니 인터넷 사이트에서 '셔츠 따로, 바지 따로' 식으로 단품 구매하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뭐니뭐니해도 학원비 부담이 가장 크다. 특히 최근에는 동네 소규모 학원들의 수강료 인상이 두드러진다. '꼬꼬마'들의 소소한 예체능 교육비 부담까지 커진 셈. 안양에 거주하는 주부 하모(37ㆍ여)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5살된 둘째를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3월 들어 5만원이 올라 25만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의 학부모 이모씨도 "학원비 동결 선언하기 전인 1월 1일부로 바이엘은 8만원, 체르니는 9만원이었는데 이제 1만원씩 올랐다"며 "학원연합회의 결정이라는 편지 한장이 설명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사건팀/imi@heraldm.com

신학기를 맞아 서울 교보문고가 각종 참고서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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