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사건' 민가협 할머니 구속

2009. 3. 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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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장 함께있던 다른 4명 체포영장은 기각

단순폭행 사건에 '50명 수사본부' 이례적

민가협 "일흔을 바라보는데…과잉수사"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폭행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본부는 지난 27일 전 의원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할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공동대표 겸 5·3 동의대 사건 가족대책위원회 대표 이아무개(68·여)씨를 1일 구속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씨가 사전에 공모해 조직적인 폭행을 하려 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으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목덜미를 잡으려 들거나 실랑이를 벌인 것은 인정하지만, 얼굴을 치거나 폭행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함께 갔던 민아무개(48)씨 등 4명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체포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남부지법은 이날 "이들이 폭행에 가담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찰은 민씨 등 4명이 사건이 벌어진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텔레비전을 근거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4명에 대해서는 앞으로 임의동행을 요구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민가협 쪽에서는 "일흔을 바라보는 고령인 이씨가 혼자 전 의원 쪽으로 다가가 실랑이를 벌였을 뿐, 집단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증거도 없이 체포영장을 남발하며 과잉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등포서는 사건 당일인 27일 영등포서장을 본부장으로 50여명의 매머드급 수사본부를 꾸렸다. 경찰이 '단순 폭행' 사건에 수사본부까지 꾸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씨의 체포 과정을 두고도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27일 이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최초 경찰 신고는 '단순 폭행'으로 접수됐기 때문이다. 긴급체포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가능한 중한 범죄의 경우에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이광철 변호사는 "현장에 있던 국회 경위가 112 신고를 했는데 그 내용이 단순 폭행이었다"며 "단순 폭행 사건으로 긴급체포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현재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전 의원 왼쪽 눈 각막에 약간 손상이 있으며, 가벼운 타박상이 있는 상태"라며 "전 의원이 전신 통증을 호소해 진통제 처방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전여옥 의원이 폭행당한 사건을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책임자 처벌 등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김영선·김금래·정옥임·이은재 의원 등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은 △철저한 진상조사 및 책임자에 대한 응분의 조처 △국회의원의 신변 안전 보장 △이번 사태에 대한 야당의 입장 천명 등을 요구했다.

노현웅 최혜정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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