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Hello Docter-김현철 김n송 유나이티드정형외과 원장

【서울=뉴시스】병원일까, 스포츠센터일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곳이 있다.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팀 사인볼, 2006년 월드컵 결승전 시합구, 박지성 선수의 친필 사인이 있는 유니폼, LPGA 김미현 선수의 친필 사인볼 등이 건물 내부에 가득한 것을 보니 그렇다.
'김n송 유나이티드정형외과' 얘기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국가대표팀 주치의 김현철 박사(46)가 지난 2007년 6월 서울 양재동에서 문을 열었다. 월드컵 당시 동고동락하던 송준섭 원장(39)과 의기투합하고서다. 그래서 병원 이름에 김n송이 있다. 최고의 스포츠재활센터로 꼽히는 독일의 스포렉스를 한국에서 구현하고 싶었다.
스포츠재활센터를 표방하는 유나이티드정형외과가 개원한 지 1년8개월이 흘렀다. 월드컵대표팀 주치의에서 개업의로 변신한 김현철 원장을 만났다. 김 원장은 "유나이티드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은 맘먹고 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환자 10명 중 4명이 운동선수라고 밝혔다. 일반인 환자들 중에는 다른 병원을 많게는 여덟 번까지 거친 이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조기축구, 배드민턴, 농구 등 대중 스포츠를 즐기다가 팔, 다리 등을 다친 운동손상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이 정도만 해도 '스포츠재활 전문'이라고 내세우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박지성, 고종수, 안현수 등 국내 내로라하는 스포츠스타 중 이곳을 다녀가지 않은 선수가 드물다. 경기 중 부상을 당했을 때 부리나케 달려오는 선수들의 면면에는 운동종목, 프로와 아마의 구분이 없다. 체육계 인사, 구단 관계자 중 일부는 부상치료 목적이 없을 때조차 이웃집 놀러오듯 들락거린다. 방명록 리스트가 '어제는 김남일, 오늘은 박항서, 내일은 홍명보'라는 식이다.
그런데도 김현철 원장은 손사래를 쳤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중 부상을 당했을 때 부랴부랴 내원해 응급 수술을 받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스포렉스'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에 대해서는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연계된 통합 헬스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지론이다. "연중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야 스포츠재활센터라는 것이다.
예컨대 유나이티드병원이 선수 개인 또는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경기 중 부상에 대해서는 응급 수술에서 운동장재활로 이어지는 재활치료를 하고, 시즌이 끝나면 부상이 없더라도 내원해 전반적인 몸 상태에 대한 진단을 거친 뒤 근력, 힘줄 등을 바로잡아줌으로써 부상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재활치료라면 선수가 치료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했을 때 곧장 경기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현철 원장은 각국의 스포츠재활 시스템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돈을 퍼붓는 미국 방식은 하나도 안 부럽다. 하지만 독일은 못 따라가겠다"고 그는 결론부터 말했다.
독일 스포렉스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재활트레이너가 병원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본다"며 "이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사람(人材)의 문제여서 우리가 흉내 내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자신은 돈이나 특출난 개인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운영 시스템을 특화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유나이티드정형외과 재활팀에는 모두 15명의 트레이너들이 있는데, 이를 3개 조로 나누어 한 조가 운동선수 5명씩을 맡는 방식이다.
내원환자 규모로 매긴 정형외과 전문병원 랭킹에서 유나이티드는 현재 최고가 아니다. 김 원장은 최고가 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원 환자수에 대해 "소위 가장 잘 나가는 전문병원의 3분 2 정도"라고 밝힌 뒤 "만일 환자수가 더 늘어난다면 치료의 질을 지금처럼 유지할 자신감이 솔직히 없다'"고 말했다.
개원의로 변신한 데 대한 감회를 묻자 김 원장은 "무지하게 편해졌다"고 답했다. 이어 "요즘 맘 비웠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스포츠재활센터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인프라 투자비용을 따져봤더니 시설에만 200억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면서 "병원 운영 수익금을 모아 충당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스포츠재활을 위해서는 부상당한 운동선수들이 복귀훈련을 받을 수 있는 인조잔디구장, 하이드로테라피를 위한 수영장 등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추운 겨울 날씨 탓에 실내 체육관 마련도 필수다. 김 원장이 요즘 밤잠을 설치는 이유다.
송강섭 객원기자 pingoo1@naver.com
▲ "의대·의국 선후배로 인연, 바늘과 실 같은 사이"유나이티드정형외과의 김현철 원장과 송준섭 원장은 '바늘과 실'이다. "의대, 의국 선후배 사이로, 정형외과 의사의 길을 함께 걸으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연을 맺어왔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 송 원장은 월드컵대표팀에 합류한 김 원장을 뒤따르기 위해 멀쩡하게 잘 굴러가던 자신의 병원을 서슴없이 접었다.
2002년, 2006년 월드컵 전후 틈날 때마다 두 사람은 술과 별을 벗 삼아 바늘과 실처럼 어울렸다. 모두 두주불사형.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이런 사정을 훤히 알고 있었다. 당시 자유인의 삶을 만끽하던 김 원장은 휴대폰 배터리를 빼놓은 채 외부인의 전화를 잘 받지 않았다. 김 원장을 찾는 다급한 목소리에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송 원장의 전화번호를 넌지시 말해주곤 했다.
이런 김현철 원장이 요즘 술을 통 입에 대지 않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병원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안 갖고 있다. 기업인, 공무원, 법률전문가 등 외부인들과의 잦은 만남 때문이다. 병원 운영과 관련된 크고 작은 고민거리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다. 개원의 변신 뒤 달라진 몇 가지 안 되는 일상 중 한 가지다. 김 원장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나도 내가 요즘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남들이 대수로 여기지 않는 일부 증상이 김 원장에게는 요주의 대상이다. 언뜻 봐선 드러나지 않는 관절손상과 근육통증, 인대손상 등이 그것이다. 김 원장은 "방치할 경우 10년, 20년 뒤 관절염 등으로 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내부 분위기가 여느 병원들과 달리 활달한 편이었다. 간호사들과 병원 관계자들의 표정도 환한 것 같았다. 연유를 묻는 질문에 김 원장은 "얼마 전 특별상여금을 쐈다"고 답했다.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120호(3월2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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