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맛多,이맛]철원 서울식당 '오징어물회'

2009. 2. 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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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배와 버무린 오징어채 입에서 '사르르 '

ㆍ20년 원조 맛집 서울·인천까지 입소문  

ㆍ민통선 철새 조망지 등 철원8경은 후식

참 뜬금없는 음식이고, 그런 마음이 부끄러워 뜨끔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에 위치한 오징어물횟집 서울식당이 그곳이다.

임꺽정의 전설로 유명한 고석정에서 동송(구 철원) 방향으로 가다보면 애써 미국의 나이아가라 폭포에 비견하며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이름 붙인 직탕폭포 입구 못미쳐, 왼편으로 넓은 주차장과 함께 서울식당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앞에 화산지역이라 현무암 등을 이용해 맷돌 등을 만드는 '부흥석재'가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 철원평야엔 오징어물회도 난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강원도 내륙 평야지대에서 오징어라는 해물은 참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불손한 마음을 꾹 참고 한 입 가득 오징어물회를 넣고 오물거리다보면 "이런 맛도 있구나!" 하고 뒤통수를 치게 된다. 부조화 속에 맞닥뜨린 조화랄까! 씹히는 맛과 고소함, 시원함이 교차하는 맛이 그만이다. 처음엔 기대하지 않았지만, 자꾸 떠오르는 맛이 그곳에 있었다.

철원은 강원도 유일의 곡창지대로 청정 이미지의 오대쌀이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곳이다. 한탄강이 힘차게 굽이쳐 흐르는 속에서 싱싱하게 건져올린 민물고기 매운탕이 이 동네 맛 브랜드를 대표한다. 그 대표 어족은 쏘가리·빠가사리 등이다. 한탄강 어디에도 오징어는 나오지 않는다. 그 외의 맛집은 손두부집이며, 막국수집, 장어집 등 그런 대로 철원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 이 가운데 오징어물횟집 서울식당은 예상과 달리 식도락가를 식당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 맛집 20년, 오징어물회 비법은 며느리도 몰라서울식당의 간판에는 '내대리 원조 오징어물회'라고 쓰여 있다. 20여년 전, 처음 오징어물회를 선보인 곳으로 신철원을 지나 문혜리에서 직진해 들어가면 있는 최전방 마을이다. 오징어물회에 대해 이 식당의 김광부 대표는 "원래 여느 시골식당처럼 자장면부터 김치찌개까지 한식·중식을 가리지 않고 하던 식당이었는데, 가족 모임의 메뉴로 준비했던 오징어물회의 반응이 너무 좋아 단일 메뉴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인근 군부대 회식은 물론 군복무하던 장병이 면회온 가족과 함께 먹었던 오징어물회 맛을 못잊어, 서울·인천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단골도 많단다. 바이크 동호회 활동을 하던 최민수도 동호인들과 함께 서너차례 들렀다고 귀띔했다.

이 집이 인기를 끌자, 한두군데 같은 간판을 내건 식당이 문을 열었으나 오래지 않아 문을 닫았다고 한다. 오징어를 비벼내는 이곳만의 비법을 따라오지 못한 탓이다. 이 맛집의 오징어물회는 다른 곳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싱싱한 오징어를 다리 떼고, 껍질 벗겨 얼린다. 손님이 주문을 하면 얼린 오징어의 채를 치고, 신선한 배와 참기름 등을 버무려 손님상에 내놓는다. 곁들여지는 반찬은 속을 뻥 뚫어줄 정도로 시원한 맛이 일품인 동치미와 오징어다리조림, 김치로 소박하다. 가격은 더욱 가볍다. 대 2만원·중 1만5000원·소 1만2000원이다. 소주와 곁들여 안주로 먹어도 좋고, 밥과 고추장을 적당량 넣어 오징어물회에 비벼 먹어도 좋다.

# 금강산도 식후경? 철원8경도 식후경!맛집은 주변 관광지와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이맘 때쯤, 서울식당 인근에 꼭 들러볼 만한 곳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인근의 겨울철새 조망지다.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며, 독수리 무리에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치가 더해진다. 철원 도피안사는 신라 경문왕 5년 도선대사가 창건한 절로 국보 63호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유명하다. 보물 223호인 삼층석탑도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철원 노동당사 터와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월정리 역도 인근에 있다. 고석정 한탄리버스파호텔 내 화산온천도 몸의 피로를 풀기에 적당하다. 철원 지역은 안보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라 어린 아이와 동행을 했다면 제2땅굴 견학도 권할 만하다. 지금은 한탄대교가 그 위용을 자랑하지만, 그 옆으로 한국전쟁 당시 지어진 승일교는 그 자체로 역사를 추억하게 한다. 남과 북이 반반씩 지은 이 다리의 교각을 보면 서로의 너비에 차이가 있어, 남과 북의 합작품임을 몸으로 웅변하고 있다. (033)455-7404

< 강석봉기자 ksb@kyunghyang.com > [스포츠칸 연재만화 '명품열전' 무료 감상하기]-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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