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용산의혹.. 깊어지는 검찰 고심

입력 2009. 2. 7. 02:36 수정 2009. 2. 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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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김석기 무전기·사제방패 등경찰의 거짓 해명·수사 미비 드러나결과 발표 늦추며 뒤늦게 보강수사

용산 철거민 진압 참사를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아닌 정치권 등의 문제제기로 경찰의 거짓 해명이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을 봐주기 위한 '편파ㆍ부실수사'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 관계자는 6일 최근 제기된 용역직원의 물대포 발사 의혹에 대해 "이미 확보한 자료였는데 (진압 당일인) 20일 상황에만 집중하느라 못 봤다"고 사실상 수사미비를 인정했다. 검찰은 3일 MBC 'PD수첩'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처음 봤다. 우리 자료엔 없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및 경찰특공대 압수수색에서 자료를 확보한 사실을 뒤늦게 실토한 것이다. 검찰이 당초 6일로 예정했던 수사결과 발표를 미룬 것도 '부실수사' 지적과 무관치 않다.

검찰은 과실 인정과 함께 경찰과 용역업체가 사전에 말을 맞추었는지 여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물대포를 쏜 용역회사 정모 과장이 경찰에서는 "소방대원이 자리를 비우면서 호스를 잡으라고 해 20여 분간 물포를 쏘게 됐다"고 말했다가 검찰에서는 "망루 조립을 막으려고 처음부터 발사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경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아무 이유 없이 옥상에 올라갔겠느냐"고 말해 경찰과 용역업체 사이에 물대포 발사를 두고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검찰이 경찰의 해명에 의존하는 듯한 태도는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무전기 의혹에서도 나타난다. 김 청장은 검찰에 제출한 사실관계 확인서에서 "(참사 당시) 무전기를 켜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참사 피해자 유족 등이 "진압작전을 승인한 최고책임자가 무전기를 꺼 놓았다면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가운데, 검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경찰에 편향된 결론은 수사초기부터 예견돼 왔다. 검찰은 화재 원인이 밝혀지기 전부터 농성자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전국철거민연합에 대한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했다. 실제 검찰은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농성자 20여명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과 용역업체의 합동작전 의혹도 가능성을 일축했다. 검찰은 "19일 경찰로 오인할 수 있는 'POLICIA' 방패를 들고 있던 사람은 철거민들"이라고 밝혔다. 철거업체 H사가 경기 고양시 한 용역업체에서 사제 방패 12개를 빌려 쓴 것은 맞지만 그 중 2개를 노점상들로 구성된 별도 철거대책위가 빌려 화장실 등에 갈 때 사용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또 "방송사측이 관련 화면을 상당히 어둡게 처리했지만 실제 화면은 밝다"며 '조작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PD수첩측이 반박하자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이미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의 원인이 된 발화 경위에 대해서도 농성자 책임으로 결론지은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까지 미루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편파수사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용역직원의 물대포 발사에 책임 있는 경찰 몇 명의 사법처리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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