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장태성, "데뷔 10년 만에 처음 팬선물 받았죠" [인터뷰]



[OSEN=김국화 기자] 얼굴은 익숙하지만 '장태성'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낯설다. 2000년 KBS 2TV 청소년 드라마 '학교3'으로 데뷔한 이후 여러 작품에서 주인공 친구, 학생 역으로 등장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0년 동안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얘길 들었는 그는 늘 배경이었을 뿐 드라마에서 주목 받은 적이 없다.
KBS 대하사극 '바람의 나라'에서 역시 그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무휼'(송일국 분) 옆에서 친형제 이상의 끈끈한 우애를 나누며 시청자들에게 점점 주목 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주인공들보다 화려하고 장엄하고 죽음을 맞고 애초 계획되지 않았던 애잔한 러브신도 생겼다. '바람의 나라' 최대의 수혜자라고 하면 주저없이 '마로' 장태성을 꼽을 수 있다.
"'바람의 날' 최대 수혜자! 죽을 때도 비싸게 죽었대요"
-35회에서 장열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렸고 '마로'의 죽음을 애닮아 했는데 지금 기분이 어떤가?
이렇게 주목받을지 상상도 못했다. 35회 대본은 보고 깜짝 놀랐다. '마로'의 '인생극장'이라고 할만큼 마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솔직히 '나만 이렇게 주목 받아도 되나?' 고민할 정도로 다른 출연진에게 죄송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27~8부에 죽을 예정이었는데 스토리가 많이 바뀌었다. 결국 35회에서 죽었는데 그게 오히려 큰 주목받았다. 36부 마지막회는 죽는 사람이 많았다.
-불에 타 죽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어떻게 촬영한 것인가?
컴퓨터 그래픽은 딱 한번 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실제로 스턴트 맨이 불을 붙이고 찍은 것이다. 감독님이 대본 보시고 "죽을 때까지 비싸게 죽네. 그냥 칼 맞아 죽지"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시더라. 최근 제작비가 많이 줄어 대부분의 장면은 대역 없이 한다. 그런데 '마로' 죽을 때 옷도 따로 재단하고 목재 값도 들었고, 스턴트맨, 소방차, 특수효과팀도 부르고... 정말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 '마로'가 죽고 나니 10시 45분이더라. 한회가 후딱 넘어갔다.
-사극은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외모도 그렇고 연기도 사극에 매우 잘 어울렸다. 어색하거나 힘든 건 없었나?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다. 말 타는 것 조차 너무 버거웠다. 어느 순간 두손 놓고 말 타는 나를 봤을 때 "이젠 사극인이 됐구나" 뿌듯했다. 고생을 많이 했다. 끼니 거르고 잠 못 자고, 겨울에는 너무 추웠다. 그렇다고 너무 껴 입으면 곰이 되니까 핫팩으로 온 몸을 도배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독수리 5형제(송일국, 오윤아, 김재욱, 박상욱, 장태성) 중 일국 형 빼고 모두 사극이 처음이라 이것 저것 많이 물어봤다. 연기적인 부분 보다는 내복은 어떤 걸 입어야 따뜻한 지, 양말은 뭘 신는 지, 어디서 사는 지 등을 공유했다. 6개월 동안 매일 보던 식구들이라 안 보면 허전할 것 같다. 김재욱과 오윤아 차에는 항상 먹을 게 가득했다. 그럼 나와 상욱 형이 가서 얻어먹고 빼앗아 먹었다. 김재욱은 수입과자가 많아 별명이 남대문 수입상가였고, 오윤아는 편의점이었다. 모두 친하게 지냈고 잘 대해줬다.
-극 중 비중이 초반에 비해 많이 늘었다. 이유가 뭔가
다들 대본 보고 마로 비중이 점점 늘어나자 '작가에게 뇌물 줬냐'고 농담했다. 물론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사실 나는 '바람의 나라'에 일찍 캐스팅됐다. 본격적인 촬영 직전 연습하러 나가면 아무도 없이 혼자 연습했다. 이후 배역이 몇번 바뀐 캐릭터도 있다. 사실 나는 비중이 큰 것 갖지도 않고 감독님도 큰 고민을 안하신 것 같다.
나중에 캐릭터를 잘 살려주셨다. 러브신도 초반에는 짝사랑으로 금방 끝날 것이었는데 후에는 이시영씨도 나를 좋아하게 돼 절절한 로맨스로 바뀌었다.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팬들에게 선물 받았어요"
-이번 작품 들어가기 전 몸무게를 많이 뺀 것으로 알고 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갈 때는 120kg까지 나갔다. 지금은 83~4kg정도 된다. 사실 그동안 딱 한번 다이어트 했는데 어중간해졌다. 캐릭터도 어중간해지고 오히려 할 수 있는 배역이 줄어들었다.
이 작품 들어가기 전 뮤지컬 '그리스' 했다. 그리스에는 모두 멋있는 사람만 나오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 내가 할 게 아닌 것 같다'고 생각도 했다. 소속사에서는 "20kg 빠지기 전까지는 무대에 서지 마라"고 했다. 두달 동안 연습하고 20kg 빠지고, '바람의 나라' 하면서 10 kg 빠졌다. 다행히 '마로'를 통해 살 빼진 장태성도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진 것 같다. 이제는 또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장태성에게 마로란 어떤 의미인가? 연기 인생에도 전환점을 맞은 것 같은데
물론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의미 있는 배역이다. 너무 오래 '마로'와 함께해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로가 나 같고 내가 마로 그 자체였다. 연기하변서도 힘든 게 없었다.
내 연기 인생에도 굵은 선을 그었다. 그저 감사한 작품일 뿐이다. 모든 분들이 나를 보고 '우리 작품의 최고의 수혜자'라고 하시는 데 맞는 말이다.
-이번 작품으로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달라진 게 있다면 팬들에게 선물 받고 주목 받은 게 처음이다. 선물은 주로 먹을 것을 많이 주신다. 한번은 박건형 형이 출연하는 뮤지컬 '햄릿'을 보러 갔는데 일본 팬분들이 뮤지컬 보러 오셨다가 나를 알아보더라. 그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 스스로의 달라진 점은 잘 모르겠다. 나는 그냥 지금까지 했던 대로 했을 뿐인데 제작진이 캐릭터를 잘 살려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라는 건 변함이 없다.
miru@osen.co.kr
<사진>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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