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at's hot!] MBC 파업보다 무한도전 결방이 더 주목받는 이유

2008. 12. 30.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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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은 한국에서 가장 독특한 버라이어티쇼다.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들은 우스꽝스러운 여장을 하고 김장을 담그는 슬랩스틱 코미디부터 전국체전 참가까지 소재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과제에 도전하고, 때로는 내년의 '무한도전 달력'을 만들기 위해 1월부터 1년여 동안 달력용 사진을 찍는 장기간의 투자도 불사한다.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지만, 무한도전의 실험성은 젊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팬 층을 만들었고,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실험실'이 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무한도전은 과거의 어떤 도전보다 더 센 도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도전명은 '무한도전 없이 살기'다. MBC의 파업으로 무한도전은 당분간 재방송만 된다. 오락 프로그램의 결방이 뭐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몇몇 언론은 파업과 함께 "무한도전을 볼 수 없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인터넷에는 "무한도전 파업 지지"라는 글이 속속 올라온다. 방송사 파업에서 뉴스가 아닌 오락 프로그램이 관심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무한도전의 또 하나의 특징인 '동시대성'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제작진이 방송에 삽입하는 자막은 시청자와 호흡을 함께 한다.

각종 대중문화 및 사회 문화에 관한 언급은 기본에, 무한도전의 리더를 뽑는 투표 에피소드 중에는 "민주주의가 무색한 폭력통치"라는 자막을, 촛불 시위 정국 당시 멤버 중 한 명이 우연히 좋은 일을 하자 "미국산 소 빽 스텝으로 쥐 잡은 격"이라는 자막을 삽입하는 등 강도 높은 정치 풍자를 선보였다.

그러니 무한도전의 팬들이 "지금 몇 주 못 보는 게 앞으로 못 보는 것보다는 낫다"며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무한도전과 동시대의 감성은 물론, 같은 시대의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방송법 개정 여부를 무한도전이 지금 같은 동시대성을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파업의 아이콘이 된 것은 파업의 찬반 여부를 떠나 방송의 공영성을 주장한 모든 이들이 기뻐할 일 아닌가 싶다.

무한도전이 실험성과 시대에 대한 소통 의지만 있다면 오락물도 시대의 한 부분을 반영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니 말이다. 파업 뒤에도 무한도전이 세상에 의미를 가지는 오락 프로그램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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