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회의장 원천봉쇄 'FTA 날치기 상정'

2008. 12. 1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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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야당의원 출입막고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행'…여·야대립 격화

민주, 국회의장실 점거농성…홍준표 "모든 방식 동원 법안처리"

한나라당이 18일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한 채 단독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이어 국회의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가는 등 드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비준동의안이 상정됨에 따라 자유무역협정은 본격적인 발효절차를 밟게 됐다. 특히 한나라당 출신인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경우, 비준동의안이 각종 국회 절차를 생략한 채 본회의에서 바로 처리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장] 여야, 한미FTA 비준안 상정 앞두고 충돌

한나라당 소속인 박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박 위원장은 회의를 시작하며 "정상적인 상임위 개최가 어려워 위원장으로서 예정된 시간에 예정된 안건을 상정토록 했다"는 말과 함께 곧바로 비준동의안을 상정했다.

비준동의안을 상정할 당시 회의장에는 박 위원장을 비롯해 정몽준·남경필·정진석·황진하·김충환·이춘식·정옥임·구상찬·홍정욱·이범관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만 참석했다.

이에 앞서 박 위원장은 하루 전인 17일부터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장 출입을 봉쇄했고, 18일 오전에는 회의장으로 들어가려는 야당 의원·당직자들과 한나라당 의원·당직자들이 한데 엉겨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동의안이 상정된 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박진 위원장과 박계동 사무총장 등을 특수공무 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김형오 국회의장실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며 무기한 점거농성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의 이번 횡포는 야당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민주당은 국익과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내용의 규탄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 정책의총 발언에서 "연말까지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모든 관련 법령은 모두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법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협의할 수 있는 법안은 불법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 국정원법, 초중등교육법, 교원노조법 정도"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연내에 처리하겠지만, 25개 이행 부수법안은 미국 의회가 협정을 비준한 뒤에 처리하겠다"고 '분리 처리'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법에 대해선 원천봉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실력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강희철 신승근 기자 hckang@hani.co.kr

영상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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