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사 문헌의 가치 재조명 필요"

2008. 12. 10. 02: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학원 학술대회 열려"신뢰못할 위서 단정 부당"1980년대 재야 사학자 이유립이 편찬한 < 환단고기 > 가 대중의 관심을 끌자, 환웅과 웅녀의 전설에 머물던 한국 상고사가 학문적 시비의 대상이 됐다. < 규원사화 > < 삼성기 > < 천부경 > 등 정사(正史)의 테두리 밖에 있던 사서들의 진위 논쟁이 뜨거워졌다.

학계의 중론은 "사료로서 신뢰할 수 없다"는 것. 20세기 들어와서 생긴 개념어가 등장하는 등 이 사서들의 많은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역사학계의 상식이 된 상고사 위서론을 따지는 학술대회 '단군ㆍ선도사서에 대한 위작설을 반박한다'가 국학원과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주최로 1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국학원은 "상고사 문헌들이 고유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위작 논란으로 제대로 연구되지 못했다"며 "한민족 고유의 선도(仙道) 사상의 원류로서 이 문헌들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기조발표를 맡은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민족주의적 맹신 못지않게 위험한 것은 20세기 이후 출간된 책을 모두 위서로 단정하는 태도"라며 "재야 사서를 인정하기를 덮어놓고 꺼리는 사학계의 태도가 혹 일제 식민사학의 영향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단재 신채호가 상고사 문헌을 위서로 인식했다는 학계의 주장에 대해, " < 독사신론 > < 조선문화사 > 등을 쓴 맥락을 살펴보면 단재도 상고사 문헌을 존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반박한다.

임채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는 발표문 '선도사서 < 규원사화 > 해제'를 통해, < 규원사화 > 에 대한 위작설을 반박한다.

그는 "1972년 서지학자ㆍ금석학자들에 의한 검증 결과, 이 문헌이 늦어도 조선 중기에 존재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위작설을 일축하고 "이 문헌이 단군왕조의 실존을 보증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조선 중기까지 단군왕조사가 실존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임 교수는 " < 규원사화 > 의 가치는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민족 자주의식에 있다"고 강조한다. "고려말 이암이 고려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단군을 제시한 것처럼 양란 이후 조선 사회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 규원사화 > 가 등장했고, 이것이 조선 말기의 단군 종교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맥락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회에서는 이밖에 < 단기고사 > < 삼성기 > < 천부경 > 등 위작설에 휘말린 사서들에 대한 다양한 발표가 진행된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