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팬이 원하는건 '마녀사냥'보다 재발방지책

2008. 12. 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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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계는 한바탕 광풍에 휩싸여 있다. 일부 현역 선수들이 '인터넷 도박'에 연루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설마 우리 선수들이…'하던 구단과 팬들은 점차 그 실체가 드러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13명)과 한화(2명), 롯데(1명)에서 총 16명의 현역 선수들이 인터넷을 통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 드러난 실체다. 이 가운데는 정상급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수사 대상에 포함된 선수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계 전체에도 큰 악재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모처럼 5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 대성공을 거뒀다. 8개 구단과 소속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하기도 했지만, 야구팬의 관심과 사랑이 없더라면 있을 수 없는 결과였다. 그런 마당에 발생한 이번 인터넷 도박 사건은 야구팬의 사랑을 대놓고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장에 내년 시즌 올해와 같은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프로의 가치는 성적과 돈으로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들은 이에 더해 팬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자신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팬이 없다면 부와 명예도 있을 수 없다. 개인의 실력양성 못지않게 생활에서 명예와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도박은 '한탕주의'가 지배하는 세계다. 자기와의 끊임없는 싸움 속에서 가치를 만들어낸 프로야구 선수가 도박에 빠진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은 프로 선수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나 진배없다.

이제 사건 조사가 진행될 수록 구체적인 정황 증거와 선수들의 실명이 공개될 것이 틀림없다. 처벌의 경중을 떠나 정수근 폭력사태, 최근 '사인거래' 파동 등 일련의 사태로 선수들이 위상 추락을 자초한 이상,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해당 선수에 대한 '마녀사냥'식 중징계만으로 이번 사건을 끝내서는 안된다. 징계는 물론, 재발 방지와 선수들의 윤리의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팬에 대한 사과도 충분히 뒤따라야 한다. 가장 많은 소속 선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삼성은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히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필요없다. 엄한 제재와 함께 강력한 윤리 규정을 만들어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8개 구단 전체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힘을 모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재발 방치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애정을 기만당한 팬에 대한 도리다.

스포츠월드 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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