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생, 웹카메라 통해 자살장면 '생중계'..美사회 충격

입력 2008. 11. 22. 16:56 수정 2008. 11. 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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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AP/뉴시스】

미국에서 한 십대 대학생이 자신의 자살 장면을 웹 카메라를 통해 인터넷에 생중계하는 사건이 발생,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사건은 또 이 대학생이 자살을 예고하고 실제 감행할 때까지 12시간 가까이 이를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익명의 네티즌들이 존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터넷 도덕 불감증'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브로와드 대학에 재학하고 있던 에이브러함 빅스(19)는 19일 새벽 3시께 자신이 가입한 보디빌딩 사이트에 자살 의도를 밝혔다.

그 뒤 동영상 UCC커뮤니티 '저스틴 TV'의 온라인 화상 대화방에 접속한 그는 다른 네티즌들에게 다시금 자살하겠다고 말한 뒤 약물을 입에 털어 넣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대화방에 있던 네티즌 일부는 그가 죽기 충분할 정도의 약을 먹은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등 잡담을 계속 나눴다. 당시 빅스의 자살 장면을 지켜봤다는 한 네티즌은 알약을 먹은 빅스가 곧 잠든 것처럼 보였고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아,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빅스가 먹은 알약은 아편과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약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빅스의 가족들은 평소 조울증을 앓고 있던 그가 처방받은 약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 네티즌의 제보로 이날 오후께 경찰이 빅스의 집에 닥치자, 대화방에는 그제야 빅스의 자살이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네티즌들의 경악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당시 웹 카메라는 빅스가 처음 자살을 예고한 새벽 3시부터 12시간 가까이 돌아가고 있었다. 경찰은 채팅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일부 네티즌들이 빅스의 자살을 부추기기까지 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자 가족들은 빅스가 자살을 예고하고 이를 감행하는 12시간 동안 인터넷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던 많은 네티즌들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빅스의 자살 장면을 지켜본 네티즌의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리서치회사 닐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저스틴 TV'의 접속자는 약 67만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들 네티즌들이 상황을 파악하고서도 방치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 법적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 법적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보우링 그린 주립대학의 모나타 밀러 대중문화 조교수는 빅스가 자신의 자살을 지켜볼 네티즌들이 아니었다면 자살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 등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삶을 공개, 전시하는데 익숙한 십대들의 문화가 이 같은 '공개 자살'을 낳았음을 지적했다.

밀러 교수는 또 빅스의 자살 방식이 건물이나 다리에서 뛰어내리겠다며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는 전통적인 자살 방식과도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자살을 생중계한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는 과거에도 한 남자가 웹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권총 자살 장면을 공개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한 남자가 온라인 채팅 도중 목을 매달았다.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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