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 전남 보성 벌교에 우뚝

【보성=뉴시스】
국보법 소용돌이 속에서 국보급 소설이 탄생했다. 민족비극의 분단 이데올로기를 세상 밖으로 건져 올린 소설 '태백산맥' 문학관이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문을 열었다.
21일 문인, 예술가, 출판인 등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이 개관했다. 조정래(65)·시인 김초혜(65)씨 부부를 비롯해 강태형, 강형철, 황광수, 손택수씨 등 문인들과 박태준 전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문학관은 대지면적 4만3597㎡, 연면적 1375㎡ 규모에 지상 2층으로 세워졌다. 육필 원고, 작품집, 주인공들 기록장 등 조씨의 문학적 발자취와 펜, 옷가지 등 조씨의 흔적들, 언론보도 스크랩 등 144종 623점이 전시된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지어진 길이 81m, 높이 8m의 국내 최대 규모 자연석 벽화도 장막을 걷어냈다. "수만년 풍화작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조씨의 설명처럼 이 벽화는 '태백산맥'의 끈질긴 생명력과도 맞닿아 있다.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작가의 글귀가 인상적이다.
조씨는 "생존 작가로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째 작품 문학관을 열었다. 사회적으로 내가 너무 과분한 대접 받는 것 같아 황송하고, 한편으로는 평생에 걸쳐 글을 쓴 작가로서 생전 보람을 느낀다"는 감회를 전했다.
소설 '태백산맥'의 이적성 시비는 1994년부터 만 11년 동안 조씨를 괴롭혔다. 2005년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자유로워졌지만,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해서 글을 쓰는 고통과 맞먹었다. 내 몸이 조각조각 부서져 땅으로 빨려가는 것 같은, 침몰하는 느낌이었다"며 아직도 당시를 또렷이 기억했다.
시대의 소용돌이를 정면으로 부딪친 그의 소설은 이제 이념적 시비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오명에서 악명으로, 악명에서 명성으로 가치를 달리한 이름이다. 197쇄, 70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올리며 21세기 독자들에게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창자 떨어져 탈장 수술하고, 어깨 무너져서 팔 마비되고 그런 식으로 세월을 살아 왔다. 그러고 나서 문학관이 두 번 나오니까 그 착잡함, 그 보람, 그 무엇으로 헤아리리오. 미루어 짐작하소서."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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