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배달된 봉하오리쌀 '직함 논란'
盧측 "실무자 착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재배해 수확한 '노무현표 봉하오리쌀'을 청와대로 보냈으나, 겉 포장지에 대통령 직함이 생략된 채 '이명박님'이라고 쓰여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순 실수인지 의도된 행동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
이 쌀은 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친환경 쌀 작목반이 '오리농법'을 이용해 올해 첫 수확한 것으로 현지에서 판매된 쌀과 같은 종류이다. 청와대는 쌀을 보내준 것은 감사하지만 직함 생략 부분에 다소 떨떠름한 표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사전 예고없이 노 전 대통령 내외 명의의 오리쌀 1㎏들이 3개가 27일 청와대로 배달됐다"면서 "그러나 보내는 분은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권양숙'이라고 적혀 있는데 받는 분에는 그냥 '이명박님'이라고 돼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사정인지 모르지만 선물용으로 여러 사람에게 일시에 배달하는 과정에서 직함이 생략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적절한 예우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제를 삼지는 않겠지만 봉하마을 현지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참모들이 여러 명 있는데 이 정도의 의전상 실수를 체크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가기록물 무단 유출과 감사원의 쌀 직불금 감사 은폐 의혹으로 전ㆍ현 정부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고의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원래 호칭을 제대로 넣어서 보내려고 준비했는데 비서진이 택배회사에 명단을 보낼 때 실수로 호칭을 뺐다. 의전상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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