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왜 명품에 열광하는가"
서울대 김난도 교수 "물건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착각"(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28일 서울대학교 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한국사람들은 왜 명품을 좋아할까'라는 제목의 강연회에서 명품 신드롬의 이유가 "자신이 사는 물건을 곧 자신의 정체성으로 착각하게 하는 소비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970년대 이후 한국사회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자본주의적인 가치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는데 이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혼란을 겪던 개인들은 자신의 정체성도 자본주의적으로 표현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30년전만 해도 경제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을 많이 하는 것이 강조됐으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거치며 소비를 많이 해야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국가 차원에서 강조하게됐다. `자신의 근면성'을 통해 정체성을 설명하던 개인들도 이제는 `자신의 소비력'을 내세우게 된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명품족'들에게 "무분별한 소비행태를 보인다"며 눈총을 주면서도 정작 자신은 `명품'을 소비하고 싶어하는 이중성도 정체성의 이행이 급격히 이루어진 영향 탓이라고 김 교수는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일단 한번 `과시형 소비족'이 등장하면 이를 질시하는 그룹과 동조하는 그룹이 나타나 순식간에 사회 전체로 `명품' 열풍이 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소비문화가 과열된 데에는 미디어의 책임도 크다고 꼬집었다.김 교수는 "미디어는 드라마 등을 통해 재벌 2세의 분별없는 소비를 `매력적인 쇼핑'으로 포장했고, 간접광고를 통해 `명품'들을 계속 선전해 왔다"며 "`된장녀'에 분노하던 대중들이 최근 TV에 등장한 `신상녀'가 신상품만 찾아다니는 모습에 열광하는 것도 미디어가 소비문화를 부추긴 결과"라고 말했다.
"`명품'에 열광하는 현재 사회분위기는 합리적인 소비를 방해하고 계층간 갈등을 유발한다는 면에서도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한 김 교수는 "사회 구성원들이 소비를 통하지 않고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경험들을 두루 겪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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